‘우리나라 성경험 여성의 80%가 자궁경부암 확률’
생리와 생리 중간 약간의 출혈, 복부 팽만감도 느껴지고…
병증이 나와 흡사하다. 아니 딱 들어맞았다.
12년 전 검진을 한 이후 병원공포증이 있어 검진을 받은 적이 없는 나는
순간 자궁경부암 환자로 돌변, 가슴이 쿵덕쿵 디딜방아 소릴 내며 잠이 싹 달아났다.
검색에 나온 자궁경부암은 성경험이 조기화 되는 요즘 20대에게도 발견되며
자궁의 체부(corpus)가 아닌 경부(cervix)에 발생되는 악성종양으로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두 번째로 흔한 암이며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연평균 전체 여성암 환자 중 약 9.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아, 진즉 검사를 받을 걸….
후~
치료 후 5년 생존율은 1기 초의 경우 100%도 가능하지만
1기 말은 80~90%, 2기 초는 70~80%, 2기 말은 60~65%, 3기는 35~45% 정도이다.
4기에 암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5년 생존율이 15% 정도…..
후~
나는 얼마나 살 수 있을까…
겉으로는 천하무적 씩씩함이 컨셉인 콜라..
비행기가 추락해도 잔해 더미에서 벌떡 일어 날 것 같다는 소리를 듣고
출근 길 지하철에서 더듬이 치한이랑 격투를 벌이고 서대문경찰서에 갔던 날
당연히 내가 맞았다고 생각한 동료들 부랴부랴 달려 와 입을 딱 벌리던 헤프닝이 주인공이
약해도 약해도 이렇게 나약, 심약, 병약 할줄 누가 알까.
낮에 무서운 영화만 봐도 해만 떨어지면 주금이다.
저녁시간 특히 인적이 많지 않은 밴쿠버에서는
놀다가 해 지면 운전해서 가는 것도 혼자 못가서
남편이 번화가에 나와서 집엘 데리고 가야하고
남편이 일 있는 날은 지인들이 돌아가며 차를 타고 앞,뒤에서 내 차를 호위해
집까지 바래다 준다.
병원 무서워 안간 지도 10년…
침대에 누워 아컴 누비던 마누라가 갑자기 자궁경부암에 꽂혀
한숨 푹푹 쉬며 인터넷 검색에 열을 올리자
없던 병도 생기겠다며 빨리 자라고 남편이 짜증을 내도 눈에 뵈는 게 없다.
늘 이렇다.
신문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세상 모든 병이 나와 일치하는 느낌…
그래서 어느 날은 위암 환자, 어느 날은 우울증 환자, 어느 날은 자궁암 환자, 어느 날은 유방암….
심지어 버스 손잡이와 대중탕에서도 옮는다는 성병이나
침으로 옮는다는 에이즈가 무서워 차 타면 손잡이 잡지 않고
타인들과 찌개에 한 냄비에 수저 담궈 먹지 않는 게 이젠 습관화 되었다.
내가 이렇게 병과 병원을 두려워 하는데는 또 이유가 있다.
사소한 배 아픔을 맹장으로 오진한 의사가
전신마취가 아닌 척추마취로 배를 개복하고 보니 멀쩡한 맹장에 당황
그들의 대화를 고스란히 들으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던 경험 등
병원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많기 때문이다.
덕분에 자연식, 건강식에 관심을 갖다보니
\'돌팔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고
우리집엔 \'콜라의 약국\'이라 불리는 별도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약사가 지어 준 약을 일일이 성분과 효능 물어 본 다음 메모해 두었다가
감기약을 지어도 소화가 잘되면 소화제 빼고
하루 지나 열 내리면 해열제 빼고, 머리 아프지 않으면 진통제 빼고...
이런 식으로 증상에 가감해서 주기때문에
남편이 붙인 것이다.
사실 병을 이렇게 두려워하는, 이것도 신경과적인 일종의 병이다.
건강염려증… 실제 이런 병명이 있단다.
다음날 한 숨 푹푹 쉬면서 훼미리 닥터에게 예약 전화를 걸었다.
뭐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사소한 발톱 무좀약 처방 끊고
무릎 아프다고 엄살 부리러 갈 때마다
모든 게 무료니까 부인과 진료와 암검사를 받으라고 그렇게 말하더니...
정작 필요할 땐 휴가를 갔는 지, 나보다 먼저 병들어 죽었는지 팩스만 돌아간다.
이틀을 그렇게 기다리다 마음이 급해서 다른 병원으로 예약을 했다.
전국민이 무료 의료혜택이 주어지는 캐나다에서는
누구나 자기의 지정된 주치의가 있어 전 가족이 한 의사에게 진료를 맡기고
장기간 혹은 평생 진료를 담당하므로
가족병력부터 유전적인 요소나 생활 환경까지 가족처럼 다 알고 있어
병에 대한 예방과 추적이 빠르고 쉬워 선진 의료라 할만 하다.
드디어, 2박3일만에 진료실에 누웠다.
머리 희끗한 외국인 의사는 인자한 표정으로 긴장하는 나를 안심시키며
문진에 이어 직접 손으로 하는 내진…. 그리고 검사…..
침대에 누워 의사의 눈동자 움직임 하나에도 움찔거리는 나를
남편은 피식 웃으며 바라본다.
만약 내게 암이 있었다면
이 3일간 깊어졌을 테고
건강했다면 최소한 내 명줄을 사흘 앞당겼을 듯 하다.
나는 그렇게 두렵고 또 두려웠다.
그리고 이 3일…
나는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많은 생각을 했다.
ㅎㅎㅎㅎㅎㅎ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세요~
2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