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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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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비야,동고비야


BY 오월 2010-05-11

400백평 마당 한 켠

그래도 너무 나 긴 기럭지 때문에 

어쩌면 좁아 보이는 사무실 마당

 얌전히 주차된 트레일러

머리 부분에 동고비 한 쌍이 둥지를

틀었다. 푸른숲 우거지고 꽃천지

물천지 나무 천지건만 트레일러 안에

자신의 털을 뽑아 둥지를 짓고

알을 낳아 품고 있는 동고비 한 쌍

 

우리목숨 다 달린 포도청인 트레일러

운행을 나가는 사람도

돌아오길 기다리는 동고비 엄마도

애타는 건 마찬가지.

고개를 디밀고 가만히 들여다 보면

동고비도 날 빤히 바라보다

휘리릭 자리를 뜨고 만다.

 

운행나간 차가 빨리 돌아오면

나뭇가지에 앉거나 전깃줄에 앉아

목빠지게 기다리다 반가운듯 제 둥지로

들어간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도록 차가

돌아오지 않으면 주차되 있던 자리를

안절부절 날으며 오르락 내리락

 

퉁퉁불은 젖가슴 싸매안고 제 때 젖물리지

못하는 어미 심정모양

동고새의 몸짓에서

어쩔끄나 어쩔끄나 우리새끼 어쩔끄나

애달아 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품을만큼 품어야 새끼도 나올텐데 오늘도

운행나간 트레일러는 7시간째 들어오질

않는다.

 

애달는 동고새 마음이 되어 나도

어설픈 바람부는 마당가를 서성인다.

어쩔끄나 동고비야!!!

예쁜새끼 데리고 훨훨 날아 푸른숲으로

돌아가는 동고비의 모습을 꼭 보고싶은데

오랫동안 운행하는 차는 아마도 따뜻해서

어미품인 듯 알들이 품어지길

 
동고비

 기대해 본다 (동고비) 보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