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시동을 걸면서부터 내 다리는 후덜덜....
너르디 너른 운동장에서도 앞뒤가 잘 안 보여 백미러는 아예 제쳐두고
차창을 내리고 사슴닮은(?) 기~~인 목을 쭈..욱...빼서 뒤를 돌아본다.
아무도 없는데.... 개미새끼 한마리 마당에 안 기어다녀도
일단 차에 시동만 걸었다 하면 긴장이 되니 어찌 고속도로를 달리냐구~~~
오늘도 할머니들을 모시고 부산 기장이며 송정을 다녀오는데
대형교통사고를 두건이나 목격한 나는 다짐을 한다.
나는 절대로 고속도로에 안 나와야지~`
나는 절대로 자가운전을 안해야지~`ㅋㅋㅋ
남편이 운전하고 다녀왔는데도 운전할 기회도 별로 없는
왕초보중에서도 대왕초보인 내가 왜 걱정을 하냐?
초보운전자보다 운전 좀 하고 자만하는 사람들이나 졸음과 방심으로 나지....
업무용과 짐차와 승용차까지 집에 차가 세대나 되다보니
정기검사를 해야 할 때는 꼭 내가 한대는 운전을 해야한다.
남편이 검사들어갈 차를 운전해서 선두에 서고
나는 그 뒤에 검사맡겨두고 돌아오면서 탈 다른 차를 운전해서 졸졸졸졸.....
남편은 평소에 스피드를 좀 내는 편인데 내가 뒤따라가면
언제나 속도를 늦추고 깜박깜빡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달린다.
중간에 다른 차라도 끼어들기를 하면 갓길에 차를 세우고 기다려주고.
이 마누라가 하도 천천히 따라가니 답답도 할건데 이런 경우에는 절대 안전운전이다.
내가 운전면허증을 받은지도 햇수로 벌써 10년이 거의 다 되어간다
그런데 고속도로에는 딱 한번~!!!.
창녕에서 마산톨게이트까지가 전부다.
남편의 강제적인 윽박지름에 겨우겨우 마산 톨게이트까지는 갔는데
톨게이트에 차를 갖다붙히고 요금 계산을 못해서 운전대에서 내리고야 말았다.
그 때 그 후련함...그 해방감...그 신선한 자유로움.ㅋㅋㅋㅋ
마산까지 한시간거리.
시속 100 km 정도면 아마 한시간 거리일거다.
그 거리를 가는 동안 내 다리는 거의 마비상태였었고 안경을 낀 눈은 튀어나올듯이 아팠고
머리는 두통에 지끈지끈 죽을 맛이었다.
운전석의자는 가슴에 닿일 듯이 바짝 당겨서 앉았고
운전대를 얼마나 힘 주어 잡았던지 어깨며 손가락에 감각이 둔하고 쥐가 날 지경이었다.
쌩~~쌩~~피융~피융~~~
무슨 난리통의 총알날아가는 소리같은 차들의 질주속에 나는 혼이 달아날 지경인데
남편은 면허증을 따고 한달도 안된 대왕초보를 간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고속도로를 달리게 했으니
오줌을 안 지린게 다행이지 난 그날 반쯤 혼이 나간 상태로 고속도로 위를 달린거였다.
그 날 이후 누구는 운전면허증을 따기만따면 누구차든 세워만 두면 끌고 나가고 싶다했는데
나는 세개나 되는 차키를 안보이는 서랍에 쳐 박아뒀고
20분거리의 읍내에서 애들이 차가 끊겨 엄마가 데리러 오라고 전화하면
아빠가 안 바쁘면 가실거야..이런 대답을 하거나 택시타고 들어와라~~둘 중 하나.ㅋㅋㅋ
애들은 다른엄마들은 잘도 몰고 다니시는데 엄만 왜 그렇게 겁이 많으시냐고 흉을 본다.
내 깊은 생각에는 나 같은 어리버리 왕초보가 복잡한 도로에 차를 끌고 나가면
다른 바쁜 사람들한테 누가 될까봐....
나 다치는 것도 슬픈데 어슬픈 나로인해 다른 사람이 다치면 얼마나 억울하고 슬플까....
차라리 답답하고 느리더라도 남편 볼일 있을 때 따라나가고 그 차로 돌아오기를 고수하고 있다.
지금도 남편은 제발 운전대를 자신있게 잡고 친정에도 좀 가고 그래 보라지만 어데요~~`ㅋㅋㅋ
다른 일은 당당하고 자신있게 사고칠 수준으로 밀어부치기를 잘 하는데
운전만큼은 늘 자신이 없고 불안불안하다.
시골이라 경운기나 오토바이,노인분들의 유모차가 수시로 도로를 잠식하고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는 통에
순간순간 아찔하고 등골이 오싹해서 그럴 땐 갓길에 그냥 몰고간 차 세워두고 걸어오고 싶어진다.
그래도 전에는 앞에가는 오토바이도 추월하지 못하고 오토바이 뒤를 줄..줄..따라만 갔는데
이젠 오토바이나 경운기정도는 추월하는게 어디냐?ㅋㅋㅋㅋ
백미러로 뒤차가 따라오는지도 볼줄아는데.....
영원한 왕초보라도 좋다.
내가 남을 안다치게하고 내가 위험에 덜 노출된다는데야 할말있을까?ㅎㅎㅎ
느리기는 하겠지만 숨막힐정도는 아니고 20 여분 거리는 남편의 보호아래 잘 다니질 않는가~~
혼자 읍에 다녀온다면 절대로 허락을 안하니 원....
앞에 남편이 없어도 혼자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리도 안보내주는지..ㅋㅋㅋ
혼자 친정에도 다니고 그래라 하던 남편이 막상 혼자 나간다면 극구 데려다준다니....
덩치는 산만한 여자가 간은 생기다 말았나보다.
내 맞은편에서 덤프트럭이 달려 오기만 해도 온몸의 근육은 다 쫄아든다는 거.ㅋㅋㅋㅋ
나는 내 차선으로만 달리면 되고 그 덤프트럭은 자기 차선으로 잘만 달리는데..ㅋㅋㅋ
잘 뻗은 직선도로에서 최고속도 120km 를 밟아보다가 죽는줄 알았다.
차체가 휘청거리는 거 같고 뭐가 튀어나오면 그냥~~~~
멈추지 못하거나 방어능력이 전무할 것 같아서 80km 이상은 악셀을 밟지를 못한다.
시골길이지만 뒤따라 오는 차가 어디 규정속도를 지키나?
요즘 시골길 좋겠다...아우토반속도로 쌩쌩달리니 깜박이를 켜고 옆으로 붙어서서는
늦어서 죄송합니다.~~`
바쁘실텐데 먼저가세요~~~
친절한 금자씨가 아니라 친절한 그대향기.ㅋㅋㅋ
\" 한번 왕초보는 영원한 왕초본겨~~`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