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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에


BY 봉자 2010-04-19

우리나라 공장 출시 맥주맛은 500미리 병맥이 최고라지요.

어제는 밤 11시가 다 돼서 요놈 한병 깠지요.

봄밤이라서 그런지 가만히 앉았어도 목이 칼칼한기라요.

냉장고에서 병목을 잡고

지금 요놈을 마시면 뱃살이 금방 5단 서랍장이 될텐데.....딱 3초간 고민했지요.


하지만 결론은 언제나 버킹검,

3초 아니라 30초를 고민해도.....초지일관 일편단심인 것을.



맥주는 목맛으로 마신다지요.

목 안으로 한모금 술 길을 터주고 나니 술술 잘도 넘어가데요.

12시 넘어야 점빵문을 닫고 들어오는 남편을 못 기다리고 고마 db 잤지요.



다음날 아침이 되었지요.

어김 없이 점빵 지키러 씩씩하게 길을 나섰습니다.

봄날씨가 청명해 기분이 참 좋았지요.

먼 산이 부옇게 보이는 걸 보니 이제 산벚이 피는가 싶고요.

가까이는 가구공장 자목련 나무가 곧 터질 봉오리를

욕심껏 많이도 쥐고 있네요.



그런데 하룻밤 사이 봄바람이 영 살갑게 느껴지지 않더랬죠.

그예, 낯거죽이 더 거칠어졌나....감각이 무뎌졌나...싶었지만 

봄밤에 마신 맥주 때문에 얼굴이 묵사발이 되었겠지요. 한껏 부풀려놓은 개떡처럼 말입니다.

아무리 구멍가게라지만 이 떡판을 하고 손님을 맞을 수는 없겠지요.



오늘은 전략적 무기를 좀 사용해야겠습니다.

작년 연말께 제주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한 립스틱을 가방 구석에서 찾아냈지요.

살구꽃색을 닮아 아주 아끼는 물건입니다.

이걸 처바르면 연부농 살구꽃같이 이뻐질까요?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개떡도 양대콩 뿌린 게 보기에도 좋다구..........

기왕에 붓질하는 거

꽃밭은 넓겠다 아주 떡칠을 해야겠어요.

 

 

 

 

** 작년 봄밤에는 500미리 병맥 맛에 취해

봄꽃과 맞장 뜨려 기세등등 했는데

올해는 초장부터 \'할머니\'로 시작하더만

4월 날씨가 하수상하니 산벚은 필동말동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