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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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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이의 애끓는 모정


BY 시냇물 2010-04-18

 

아침 식사를 하면서 본 TV동물농장에서 가슴 뭉클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부산의 어느 가정에서 길을 떠도는 작고 노란 강아지 한 마리를 주워와  키우는데 대문만

 

열리면 쏜살같이 달려나가 한동안 어디를 헤매다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원래 강아지를 무서워하는지라 만지는 것두 잘 못하는데 그 강아지

 

사월이(아마도 4월에 만나서인 지은 이름인듯...)는 순한 눈망울과 사람을 따르는

 

품성이 정을 무척 그리워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도 예뻐하며 사랑을 듬뿍 주는데 도무지 시간만 나면

 

대문 앞에 서서 무언가를 갈망하는 눈빛으로 애타게 내다보며 나갈 궁리만 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제보를 하였나 보다

 

마당이 넓은 집에서 아저씨, 아줌마와 신나게 놀다가도 대문이 열린 기색만 보이면

 

기다렸다는 듯 달려나가는 사월이를 한나절도 찾아 다니곤 하니 자못 궁금해졌다

 

그걸 보면서 \'혹시 새끼를 어디에 놓고 와서 그런가?\'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런 사월이를 제작진과 함께 찾아다니다 드뎌 발견했는데 입에다 시꺼먼 물체를 물고

 

나타나 집으로 내달려 구석진 곳으로 숨어 들어갔다

 

주인 아주머니를 불러 그곳을 들여다보니 바로 죽은 새끼를 물고 온 것이다

 

아저씨가 새끼를 빼앗으니 안절부절 못하며 계속 달라는 뜻으로 아저씨다리에 앞발을 대고

 

서서 애원하는 눈빛이 너무나도 애절하여 가슴이 미어졌다

 

요즘 그렇잖아도 다 키운 자식 잃어 슬퍼하는 어머니들의 애끓는 피울음이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데

 

하찮은 강아지의 모정 역시 우리 인간과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다

 

아저씨가 새끼를 이젠 잊어야 한다며 땅에다 묻었는데 사월이는 기어코 그걸 다시 파내서

 

죽은 줄도 모르고 핧고 또 핥아 대는 모습을 보니 밥맛도 없어지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모성은 그런 것이다

 

무조건적인, 댓가를 바라지 않는 그런 사랑인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는 거룩하다 했는가!!

 

그런 사월이가 겨우 마음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또 집을 나가 아줌마가 애타게 찾고

 

다니다가 허름한 빈 집앞에서 사월이를 발견했는데 아줌마에게 무언가를 하소연하는 듯한

 

표정으로 거길 떠나지 않아 그 빈 집 이곳저곳을 뒤져보다 구석진 곳에서

 

또 죽은 새끼 2마리를 발견하였다

 

눈도 못 뜨고 죽은 그 새끼들을 못잊어 사월이는 틈만 나면 그곳을 찾아

 

새끼들을 핥고 또 핥았을 것이다

 

순하디 순한 눈망울로 아줌마에게 안겨 그 새끼들에게 가려고 기를 쓰는 사월이를

 

보니 자식 잃은 에미 심정은 짐승이나 사람이나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에

 

다시한번 가슴이 미어지는 듯 하였다

 

분명 그 강아지도 인간의 이기심으로 버림을 받았을 것이다

 

애완견을 가족으로 키웠다면 마지막까지 책임을 져야 하건만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럽다고

 

마치 물건 버리듯 하는 사람들이라면 개만도 못한, 아니 개를 키울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가족은 그런 게 아니지 않은가, 좋을 때만 좋구, 그렇지 않을 때는 헌신짝처럼 버릴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정녕 아니지 않겠는가

 

 

사월이가 이제 새로운 짝을 만나 주인 아줌마, 아저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또 새끼들을 낳아 못 다한 어미의 사랑을 듬뿍 줄 수 있기를 이 아침 바램해 본다

 

 

헤어질 때의 그 쓰라림을 감당할 수가 없어 나는 감히 강아지를 키울 엄두도 못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