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작로는 비단길이었다. 깨끗한 싸리비로 쓸어놓은 듯한 신작로를 걸으며
반들한 돌멩이 하나를 차면서 집으로 가는 길은 늘 행복했다.
허리에 무명으로 만든 책보를 허리에 매고 머리는 단정히 단발머리
(상고머리였나..엄마는 상고머리라는 표현을 하셨다)를 하고 있었다.
어른들은 집이 가난하다고 했지만 그시절 나는 가난이 뭔지도 모르고 행복해 했다.
외할머니가 사주신 하얀 원피스는 반짝이가 들어있어서 봄햇살에 반짝였고
타이어표 검정고무신은 질기디 질긴 내 삶의 여정을 대변하듯
내 작은 발을 감싸고 있었다.
몰랐다. 그때까지만해도 내인생의 길이 이토록 힘들고 어려울줄을.
나는 오빠가 위로 둘있는 딸로 태어났다.
그야말로 아버지의 무릎을 독차지했고 아버지의 손길이 항상 닿아있는
예쁜 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