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적으로 게으르고 그나마 그것을 이겨낼 독함도 없는 내가 싫어서 부지런하고 독한 며느리를 얻고 싶다.
게으름 때문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게으름은 모든 일을 용두사미로 만들어 버려서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참 한심한 사람으로 비춰진다.
남들 눈이 뭐 대수냐 싶지만 그래도 사람이 참 실없어지고 신용까지도 없어지게 하니 타고난 게으름이 정말 원망스럽다.
부지런한 사람들이 보면 뭔 이런 말같지도 않은 푸념이 있냐고 하겠지만, 그 극기라는 놈도 천성적인 게으름 앞에서는 참으로 대책없는 놈이 되어버리니 세상에 이 게으름을 이길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싶다. 그나마 하나가 있다면 자식을 위해서는 완벽한 부지런함은 아니지만 그나마 조금은 극기라는 것이 발동이 될 때도 있다.
정말 스스로도 깔끔하게 살고 싶다. 청소해야지,,,하면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지만 5분 후의 나를 보면 거실의 소파 위에 누워 있으니,,,그런 나를 \'아이구 한심한 것 같으니라구,,,\'하면서 스스로를 책망하지만 그래도 일어나지 않고 있으니 더 할 말이 뭐 있겠는가...... 쌓여있는 설겆이거리가 너무 싫으면 설겆이를 하면 되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째려만 보고 있으니 정말 게으름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더욱 슬픈 것은 이런 더러운 유전자를 아들과 딸에게 물려준 것이다. 그러니 부지런하고 독해야만 할 수 있는 공부라는 것도 자식놈들에게서 보여지는 게으름 때문에 성적이 잘 나올리가 없다. 나를 보는 것 같아서 더 속이 터지고 홧병이 날 지경이다.
시어머님과 10년을 살 때는 부지런하지는 않았지만 게으르지도 않았는데 시어머님과 헤어진 이후로 서서히 나타나는 선천적 게으름이 발동을 하더니 잔소리 안하는 남편의 외조(?)를 힘입어 하늘을 찌를 듯한 게으름이 이방 저방 먼지로 굴러다니다.
저주 받은 것도 아니고, 그 와중에 부지런한 것이 있으니 입놀림이다. 수다로 입을 쉴새없이 놀리고 먹거리 앞에서는 부지런해지니 말이다. 가끔은 이 입의 부지런함이 전자에서는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때도 있지만 부작용도 심하다. 수다의 향연에 빠져들 기회가 없이 혼자의 시간을 갖게 되면 우울증이라는 것이 생기는 것 같다. 가끔은 이 수다스러움도 게을러져서 이런 부작용이 없어져야 하는데 부지런함을 요구하는 것은 무시를 당하고 절제해야 하는 부지런함은 끊임이 없다..
아무튼 이 나의 게으름이 얼마나 무차별적 자학을 일으키며 또 살면서 이루어지는 것이 거의 없음을 알기에,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그대로 /민폐언년/이 아닌 /민폐인간/임을 알기에 정말 며느리는 부지런하고 독한 이를 맞이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부지런하고 독한 것이 부작용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겠지만 거부하지 못하는 내 게으름이 간절이 그것을 원하다는 것이다. 그런 며느리를 맞으면 혹여 후손 대대 조금이나마 부지런한 유전자가 흘러 주려나..하기야 며느리 입장에서 보면 그 집안에 게으른 유전자가 흐르게 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ㅋ
에그..이상은 부지런하고 싶은 여자가 부지런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며 그나마 부지런한 입의 부지런함이 손가락으로 옮겨 궁시렁궁시렁,,,,..... 부지런한 정신과 부지런한 몸을 타고난 이들을 부러워하며,,,,좋겠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