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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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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임플란트 수술하다


BY 파랑새 2010-02-28

올해들어  3일간의 연후가 봄과 함께 처음 시작된 토요일.

눈이 예쁜 간호사 언니가 꼭 예약시간 1시간 전에 처방해준 약을 먹어야 한다고 당부를 해서 전철 안에서 준비해간 약을 시간맞춰 먹고 났더니 조금후부터 갑자기 몹시 피곤하고 아래로 가라앉는 듯한 노곤함으로 힘이 들었다.

 

몇번의 충치를 뺀 치료 과정을 지나 드디어 왼쪽 아래어금니 임플란트를 심는 날

수술하는 것이라고 힘든 일은  수술 전에 다 마치고 수술후에는 너무 힘들지 않게 쉬어야 한다고 몇 번씩 당부했었는데 왜 미리 힘들지?  수술도 하지 않았는데~~~

 

2시 땡해 도착해 부랴부랴 의자에 누웠더니

눈이 예쁜 간호사 언니가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아뇨. 약을 먹고 났더니 상당히 힘들고 졸려요\" 그랬더니

\"그 약이 그래요 힘이 빠지게 하거든요. 마취전에 입 주변 소독을 해드릴께요. 마취후에 수술실로 이동할 거예요\"

 눈이 예쁜 간호사 언니가  마취 전에 입 주변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차가운 소독을 하더니 다음 수술때에는 화장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얼굴 가리개가 입만 보이도록 얼굴 위로 올라가고, 수술하실 원장 선생님의 \'따끔합니다\' 라는자상한 목소리가 몇 번 들리면서 주사바늘이 입안을 들락 거리더니 왼쪽 입안의 감각이 없어졌다

갑자기 가슴이 울렁울렁 거리고 몽롱해지고 사지의 힘이 다 빠져나간 상태가 잠시 되었다

갑자기 더럭 겁이 나기도 하고, 아플 것 같아서 이 고생을 앞으로 몇 번이나 해야하나? 하고 이빨 좋은 사람들이 몹시도 부러워졌다

 

마취가 다 마쳐진 후에야 수술실로 이동을 하게 되었는데

수술실 안에는 초록색의 테이블보로 씌워진 바퀴 달린 작은 테이블 몇 개에 종류별 수술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눈이 예쁜 간호사  언니가  테이블 위의 도구들은 멸균된 것이니 닿지 않게 지나가서 수술의자에 누우라 했다.

준비중인 간호사 언니들도 장갑을 끼고 아주 조심스럽게 나머지 준비를 하는데 성스럽기까지 했다.

이제 얼굴 전체와 가슴까지 내려오는 가리개가 씌워지고 입안 소독을 몇 번을 하시더니

\'시작합니다\' 하시고 입을 벌리라 하셨다.

의사선생님의 손가락의 체온이 입안에 느껴질때 가슴이 아주 따뜻해지고 안도감이 들었는데

나만이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모든 사람들이 사람의 체온과 체온이 따뜻하게 전해지면 안정을 누리게 되는걸까 잠시 궁금해졌다.

 

\"턱을 가슴쪽에 붙이고 입을 크게 벌리세요\"

\"천천히 입을 다물어 보세요\"

\"조금만 더 벌려 보세요\"

두 손을 얌전히 가슴에 모으고 최대한 잘해보려 해도 온 힘이 턱에로 모이고 어깨는 긴장으로 뻣뻣해지고~~~

잘 안되었다.

아하~~ 그래서 힘빼는 약을 먹였구나. 안그러면 지나치게 경직되서 수술에 지장이 될 수도 있어서~~~

\'뭔가 긇히는 소리~~

\'망치로 두들기는 소리~~

중간중간 사진찍는 과정~~~

\'그런후 꿰매는지 실이 입가로 지나다니고, 투욱~투욱~ 매듭과 끊김이 들리고 그러더니 꽤 긴 시간이 흘렀는지 몹시 화장실이 급해져서 마치자마자 입술에 피가 묻은 것도 모르고, 출입구도 엉뚱한 곳으로 화장실로 달려갔다.

급한 볼일을 마치고 나와 거울을 봤더니

\'아뿔싸, 입 가장자리가 피를 닦아내어도 빨깧게 상처가 나있었다. 입이 작으니 자꾸 크게 벌리면서 그 과정이 반복되고 수술도구들이 들락거리면서 약간 무리가 갔었던가 보았다.

수습을 하고 병원으로 돌아왔더니 토요일 늦은 오후라 환자들은 한 사람도 없고 창구 간호원과 수술하셨던 분들만 계셨다. 마무리 CT촬영을 마치고, 다음 예약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아 정말 힘이 들었다

 

버스와 전철로 환승하면서 한숨 달게 자고 났더니 마취가 깨는지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심각하지는 않았다

단지 입안에 실밥들이 혀에 닿으면서 입안에 상황들을 짐작했을뿐

 

슈퍼에 들러 빵과 포스트를 한보따리 사서 애들에게 내밀고 전기장판을 뜨겁게 달구에 한 숨 자고 났더니

살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