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커튼을 새로 빨아 걸며 지난 여름에 있었 던 일이 생각나서
아들아이와 그 얘기를 하다 서로 어이 없는 코웃음만 쳤다.
9월초.
아들은 개학해서 학교 기숙사로 보내고,
딸은 중국으로 보내고,
혼자서 지낸 지 며칠 지난 밤이었다.
잠결에 주차하는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대리운전기사와 하는 대화소리가 들리고,
술에 취해 어디로 전화하는지 혼잣말이 시끄럽게 들리고,
차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소리에 우리집 창틀이 쿵쿵 울렸다.
차 시동소리도 계속울려대고...
잠이 깨지않아 비몽사몽 간이었지만 아주 거슬렸다.
잠시후에 오줌싸는 지 쉬~하는 소리가 들리고..
벽을 발로 차는지 ...
더이상 못참겠다 싶어 벌떡 일어나 불을 켰다.
문 밖이든 창문 밖이든 쫒아 나가서 조용히 하라고 소리 칠 요량이었다.
이게 뭐야...
불을 켜자 커튼에 얼룩이 져 있는게 눈에 확 들어왔다.
가까이 가서 보니 젖어 있다.
커튼을 제껴보니,
창문 모기장에 제대로 그려진 그림... 뱀이 한마리 놀다간 듯 한 얼룩이며,
그아래 창틀에 고여 있는 정체모를 액체에,
또 그아래 벽까지 온통 젖어 있었다.
술냄새가 나는 지린내...
이런....
저놈의 인간을 그냥...
밖으로 튀어 나갔다.
\"아저씨<<<< 남의 집 창문에다 오줌을 싸면 어떡해<<<\"
술에 취에 비틀거리며 1층사는 아들이 차에서 내렸다.
\"이 아줌마가 .. 누가 오줌을 쌌다 그래??\"
\"지금 방금 쌌잖아<<<\"
\"아줌마... 내가 오줌쌌다는 증거 있어?? 증거 있냐구??\"
술에 취에 들이 대는 놈을 확 때려 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난 왜소한 체격의 화난 아줌마일 뿐이고
상대는 술 취한 젊은 남자다...
순간적으로 두려움이 일었다.
\"젊은 놈이... 술을 마시려면 제대로 쳐 먹든지.... 정말 어이가 없어서...\"
\"아이.. 이 아줌마가 근데..\"
\"남의 집에다 매연 뿜어대는 것두 모자라서, 오줌까지 싸대냐 이 미친놈아..\"
\"아줌마가 봤어??? 내가 싸는 거 봤냐구?? 엇다대고 지랄이야?\"
\"어이구... 한심하다 한심해....내가 가만 둘 줄 알아??\"
새벽 두 시가 넘어 이렇게 악다구니를 해대면 누구라도 내다 보고 내 편이 되어줄까 했는데
아무도 끼어 드는 사람이 없다.
화를 내며 그냥 뒤돌아 설 수 밖에...
집에 들어와 젖어 있는 것 들을 보니 더 화가 치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