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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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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고는 남편이 필요해


BY 오월 2010-02-22

밤 열두시가 지난 늦은 시간

아마도 아홉시 뉴스에 내일 비 소식이 있음을

들었고 습을 안은 밤공기는 꽤나 무겁게 내려

앉아 있다.

시간 여행자의 아내 라는 책을 읽다가 잠시

눈에 피로를 풀 요량으로 무심코 텔레비전을

켜고 화면가득 펼쳐진 영상에 갑자기 저녁먹은

음식물이 목에 걸린 듯 갑갑한 이물감이

들고 예민한 성격탓에 내가 신경쓰는 어떤 일들이

틀림없이 꿈 속에 적나라히 펼쳐지는 평소의 습성을

고려해 텔레비전을 꺼야 되는데

몸은 자꾸만 뒤로 물러나면서 눈은 화면에서

떼지를 못했다.

 

\'차마고도\'

그리고 \'조장\'

사람이 죽고 영혼이 떠난 육신은 빈그릇에 불과하고

그동안 영혼을 실어 주었던 그 육신은 마지막 보시로

독수리에게 시신을 던져주는 \'조장\'

아~~~

식육점에서 돈까스 만들 고기를 다져 오는 것도 아니고

닭 몇 마리 툭툭 잘라서 맹수에게 던져주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많은 의식이 치러졌길래 낙숫물이 돌을 뚫듯

넓직한 돌 위에 자리가 잡혀 있고

도끼,커다랗게 묶어놓은 돌덩이 .칼 그런 것들이

작업?을 하는 도구 들이다.

 

망자가 입었던 옷들은 벌판에 휘휘 던져지고 

아하~~

흔적마저도 자연의 일부로 그냥 둔다. 

사후에 한 줌 재가 되어 남는 것이

훼손없이 땅에 묻혀 벌레들 밥이 되는 것이

나무 한 그루 밑에 거름이 되는 것이

 

무엇이 더 의미 있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다.

악몽에 시달릴 것 같아 다시 책을 펼쳐 들었다.

책 속에서는 헨리가 과거와 미래를 발가벗고

넘나들며

환상인지 현실인지 헷갈리는

시간여행을 한다.

 

이러다 내가 돌겠다.

악몽에 시달리더라도 잠을 자자.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는 남편이 날 지켜 줄까.

그래도 남편을 믿고 오늘은 지독히 코 고는

그 품을 파고 들어본다.

털복숭이 남편팔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하며

최면을 건다

여기는 푸른 초원이라고 

털복숭이 남편품이 푸른 초원이라고

내가 본 그 화면이 내 꿈 속에서 다시

펼쳐지지 않기를

그래도 마음이 너무 아프다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영원한 축복 얻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