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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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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BY 오월 2010-02-08

하얀 동화 속 세상

흰눈이 온 세상을 다 덮고

날 꿈꾸게 하던 어느 날  눈 위에 꼭꼭 찍어

발자국으로 꽃송이도 그리고

제 오지랖 만큼씩 눈을 이고 선

겨울나무를 디카로 찍고 하얀 연탄재위로

 모자처럼 뾰족하게 얹어진 흰 눈은

꼬마 요정이 뛰뚱 거리며 걸어올 듯

처마밑 고드름 어린 날 추억에

마냥 신난 어느 날

 

강아지 두 마리

토끼 한 마리

화초닭 세 마리

내가 사무실에서 키우는 우리 가족이다.

30센티가 넘게 쌓여버린 하얀 세상

내가 행복하면 모두 행복한 줄 알았다.

닭들에게 모이를 주러 아무런 생각없이 닭장 앞에

선 내 앞으로 뭔지 알수없는 것들이 순식간에 날아오른다.

 

깜짝놀라 닭장안을 살펴보니 미처 도망치지 못한

참새 한 마리가 갇혀 있다.

오호라 눈속에서 먹이를 찾지 못한 새들이 닭장안에

먹이를 찾아 들었구나. 그들이 드나드는 구멍을 모두

막으면 되는데 남편이 그런다  그러면 참새들은 흰 눈

속에서

뭘 먹고 사느냐고  그때부터 닭이 먹는 사료보다

참새떼들이 먹는 사료가 더 많아졌다.

슬금슬금 지나가던 옆집개는 우리 멍멍이 밥을 다 먹고

 

날 흘금흘금 바라보며 도망치고

닭장에는 참새가 닭모이를 다 먹고 날보면 호르륵 도망치고

봄에 꽃밭에 퇴비로 쓸 거름더미에는 돼지 같은 쥐들이

얄미운 고양이가 함께 공존한다.

그들도 내 가족이다.

 

감도 따지않고 새들에게 줬더니 콕콕 찍어 먹느라 마당이

엉망이다  그래도 가족이다

좋을때만 바라면 가족이 아니다

싫을때도 미울때도 다 품을 줄 알아야 가족이다.

참새가 도망치지 않고 날 바라봐 주는 날은 없을까

난 가족인데~~~~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촉촉히 비 내리며

새봄이 오면 참새들은 우리 닭장에 오지 않을까.

난 함께 살아도 좋은데~~~~~

 

산란용 모이를 많이 먹었으니

새끼는 튼실하게 잘 낳을텐데~~~

아들딸 낳고 행복해라

참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