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불쑥 내집에 들어선 그녀는 예의 그 끙끙거리는 신음
소리를 내며 소파에 앉았다
식탁으로 자리를 옮겨 차를 마실의향을 묻자
주면먹고 안주면 안먹고란 답을 했다 난 웃으며 우유와 꿀을
듬뿍넣어 커피 두 잔을 탔다
그녀는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한 여자의 일생이 걸린 일이라며
내가 알고 있는 진실을 모두 말하라고 했다.
물론 그녀의 남편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비밀도 있다
사무실에서 늘 모여 떨어대는 남자들의 수다
그 속에 함께 있는 나.
하지만 그 비밀이라는 것들이 그런 성품의 그녀에게 털어놔
덕이 될 수 있는 것들이라면 진즉 그녀가 원하지 않아도 난
그렇게 했을 것이다.
오늘은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어 찾아왔고 나를 죽여야 겠다는
또는 미움을 품고 살아 온 시간이 10년이라했다.
술을 먹지 못하는 우리 부부가 그들의 초대에 응하고 저녁을 먹고
간단하게 호프 한 잔을 마시고 변함없는 우정을 약속하며 밤거리를
흐뭇한 마음으로 걸어 왔던 그 많은 날들에
그들은 집에 들어가 피터지게 싸웠다 했다.
그녀의 남편입에서 나온 말들은
아롱이엄마는 시집에도 잘하고
아이도 잘키우고 남편 사무실에 나와
뒷바라지도 잘하는데 넌 뭐냐고 했다는 것이다.
난 그녀의 손재주를 부러워 했고 공방을 차려 튼튼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었고 간호사자격증에 그녀의 젊음과 지식 학벌 인맥
내가 그녀가 가진 만큼만 가지고 있다면 하는 부러움과
훗날 자신이 늙으면 자신의 아내와 여행다닐 계획을 세우던 그녀의
남편 함께 두 부부가 여행을 다니던 일등 난 그녀에게 그토록 많은 부러움이
있었는데 그녀가 날 상대로 열등감과 증오심과 살의를 품은 마음까지를
알고나니 난 그녀와 더이상 입섞어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살기를 가득품은 그녀의 눈 수시로 뱉어내는 얕은 신음 그리고 커피를
홀짝이며 뱉어내는 그녀의 충격적인 말들 앙칼진 고양이 한 마리를 보고
있는 듯 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흥분이 더해지는 듯 하더니 거칠게 식탁을 치며 20년동안 예의를
지켜 나 역시 나보다 어린 사람이지만 남편친구의 부인이기도 하고 쉽게
말을 놓지 못하는 성격에 존대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침없는
하대와 막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남편을 상대하기엔 너무 힘이 없고 자신이 맞은 만큼 나에게
고통을 줄것이고 언젠가 기필코 날 죽이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자신의 자리를 내가 대신한 죄값이라 했다.
마지막 기회를 줬건만 내가 그 기회마저 외면했다는 말과 함께 상대할
말을 찾지못한 나는 그녀의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하든 그녀를
끌고가던 부탁을 하려고 하자 내 핸드폰을 빼앗아 방바닥에 내동댕이를
치고 목을 조를 듯 덤벼들다
사무실에서 왜 출근이 이렇게 늦어 지느냐는 남편의 전화가 왔고
내가 그 전화를 받는 사이 그녀는
문이 무셔져라 거칠게 열고 가버렸다.
그녀를 알고 지낸 어느날
공방 옆집의 여자에게서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그녀가 그 골목에서 너무나 이기적인 행동으로 모든 사람의 비난을 사고 있으며
수시로 불러대는 경찰때문에 창피해 살 수가 없는데 두 집이 친하게 지내는거 같아
도움을 청하노라며 그녀의 남편에게 정신과 지료를 부탁해 달라는 요청이였다.
5년전 날 납치했다는 그녀의 고백에도 그 공방옆 상인의 말을 듣고도 난 그녀를
믿었었고 그녀의 편에 서있었기에 내 마음에 아무것도 걸려 있는게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난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