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직장 회식자리가 길어져 밤 12시를 넘겨 들어 온 요한씨
잔잔히 울리는 모닝콜 음악에 눈을 반짝 뜨고는
끙하는 신음소리를 뱉는가 했더니 벌떡 몸을 일으켜 희미한 새벽빛속에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모닝콜 울리기 30분전에 깨어있던 나는 묵상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새벽미사시간은 6시
10분전에 둘은 집을 나서서 팔짱을 꼭 끼고는 성당으로 간다
오월의 새벽아침은 참새들 지저귀는 소리 , 신선한 아침꽃들과의 눈인사로
상쾌하기만 하다
내남편, 요한씨는 많이 달라졌다
늘 심각한 표정에 싸늘하고 건조하던 그였는데
언제부턴가 입가엔 부드러운 미소가 생겨나고 때때로 잇몸이 다 보이도록
큰소리로 웃을때가 많아졌다
ㅡ 아내들아 남편에게 순종하라
성경말씀대로 내가 남편앞에서 말을 삼가고 조심한 때문인가?
돌이켜 보면 나의특기, 내가 더 잘났소 하는 언행을 죽이고 얘들앞에서 아빠의 권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누르는 못된 짓을 절대 삼가했더니 일어 난 변화였다
그 전에도 나는 늘 남편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했지만 실전에선 어땠는가
가까운 아는이 남편들과 비교,연예인들과 비교하고 끌끌,,,,,기분 나쁠 소리를 하고
또는 속으로 그런 기분을 품고,,,,원래 천성이 느린 성품ㅡ 충청도태생 의 그를 답답해 하고
때로 심하게 미워하기까지 했으니......(못됐지..)
순종하는 아내의 모습으로 노력하자 우리 남편은 한결 밝은 표정이 되고
세상으로 향한 자신감이 3배는 커졌다
내가 존칭을 먼저 쓰니 그도 내게 존대어를 한다
남편은 신앙생활하는 이유에 대해서 각박한 요즘세상에 정신수양차 다닌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가 하느님의 현존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에 큰 관심을 보인다
다일 공동체나 자기 목숨을 버리며 다른 이를 구한 사람들의 기사등등
큰아이 민희는 워낙 성당가기 싫어 해서 가자는 말도 안하고 쭉 지냈는데...
우리 부부의 철저한 기도생활,미사참례의 모습을 보며 이 아이도 언제부턴가
성경을 한장씩 읽기 시작한다
잠자리에 들기 전 밤기도도 하는 걸 들었다
2011년으로 들어서면서 청소년 미사를 스스로 나가니 얼마나 이쁜지...
작은딸 서희는 중학생 되고부터 성당생활에 더욱 열심을 내 피아노 반주, 전례독서
청소년 레지오등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학교 친구들하고도 따뜻히 어울리며 지내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
나는 작년에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한게 일거리가 많아져 바쁘지만
잠을 줄여가며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아컴도 들어 간다
몸은 쓰러질듯 피곤해도 마음은 넉넉하니 기쁘다
하느님께서 우리가정을 단단한 사랑의 끈으로 두르시고
축복하시는 느낌
너무나 감사하다
교무금을 조금 더 올려 책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