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없이 맘만 여려가지고선...
듣기 좋아라고 한마디 한 소리를 가지고 혼자 므흣....^^
쇼윈도우에 마네킹은 언제봐도 늘씬~~하고
무슨 옷을 걸쳐놔도 몸매가 사는 것을
허리 사이즈 32 인치에 계란형은 계란형인데
소위 말하는 쌍란형 대문자 계란형
V라인 대두 아줌마가 어쩌자고 세일이란 큰 글씨에 현혹되어서
동그라미가 다섯개가 넘는 옷을 덥썩 사서는
예약을 해 놓고 다음에 가지러 오겠노라고
보부도 당당히 가게 문을 열고 나서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집으로 돌아와서 냉정해 지기 시작하면서는
후회와 아부성발언에 대한 고약한 배신감에
없었던 일로 만들어야겠다는 때 늦은 후회만 가득했다.
워낙에 좋아하는 파란색의 코트였기에
앞 뒤 안가리고 잘 어울린다는 그 한마디에 홀까닥 넘어갔다.
\"세일~왕창 세일\"
그 몇자 안 되는 글자가 한 눈에 확~~꽂힌 그날
지나는 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가게문을 밀치고 들어갔고
주방에서 일하면서 입을 허드레 목폴라 티셔츠를
두어장 싼 가격대로 사 들고 나올 일이지
벽면에 우아~하게 걸어 놓은 롱코트 그것도 파란색이
물결처럼 이어지고 구부러진 롱코트가 눈에 뛸게 뭐냐고?
\"이모는~~
키가 커서 롱코트 입으면 멋질거야~
이 파란색 흔한 코트 아니니까 이모가 들여 놔.
아무나한테 안 권하는데 이모는 아주 잘 어울려.
옷도 어울리는 사람한테 팔면 나도 좋고 이모도 좋고..
이거 딱 한장밖에 없는데 이모가 가져가라~
세일가격에서 좀 더 낮춰줄께.ㅎㅎㅎ\"
그러면서 옷걸이에서 롱코트를 내렸고
어느 새 내 어깨 위로 그 옷이 걸쳐져 있었다.
얼떨결에 파란색의 롱코트를 입게 되었고
전신 거울에 비춰 봤을 때는 정말로 잘 어울리는 것도 같았다.
파란 줄무늬가 물결처럼 흐르는 듯 이어져 있고
가벼우면서도 아주 따스한 옷이엇다.
그냥 세일간판이 보이니까
구경겸 훑어보고만 지나가려 했는데
왜 하필 그 자리에 내가 지독하게도 좋아하는
파란색 롱코트가 걸어져 있었고
감언이설에 녹아 넘어가서는 예약을 하고 나왔을까나?
집에 겨울 옷이 없어서?
반코트에 롱코트까지 최신형은 아니지만
안 벗고 살만큼은 있는데 세일이라면 꼭 공짜로 거저 주는 것 같은 이 어리석음.
옷은 처음 출고할 때
세일할 가격까지 다 포함되어 있다고 그러던데
세일한다고만 하면 공연히 맘이 셀레기나하고...ㅎㅎㅎ
꼭 옷가게 사람들이나 의류 메이커들이
내게 선심이나 베푸는 것 같아서 얼마나 흥분되는지...ㅎㅎㅎ
그래봤자 루마패션이나 재래시장에서 골라 잡아 사 입는 옷이지만
정기세일간판이 나 붙어 있으면 공연히 백화점이 궁금해지고
헛바람이라도 한번 쐬고 싶은 이 허영심은 무어라 표현해야할런지.
결국 예약한 그 옷을 얼굴 맞대고는 이야기 못하고
전화번호만 외우고 돌아 와서는 취소하는 전화를 넣었다.
폴라 티셔츠를 두어장 샀기에 덜 미안한 마음으로
\"이번엔 미안하게 됐어요.
갑자기 큰 돈이 들어가게 되어 안되겠어요.
다음에 또 들릴께요~
매장에 걸어두고 다른 사람한테 파셔야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파란색인데 아쉬워요.
진짜 미안하게 됐어요...죄송합니다~~\"
어휴..
진땀난다 진땀 나.
어쩌자고 그 옷을 덜컥 예약은 했을꼬??
다행히 오며가며 눈인사라도 하고
가끔씩은 일복을 사러 들리던 옷가게라
선선히 웃으면서 괜찮다고 그래주니 얼마나 홀가분한지...
예약을 하면 물리지는 못한다고 그랬다면 그 낭패를 어찌했을까 생각하니
잠시잠깐이지만 허영심에 들떠서 십만원이 넘는 옷을
아무 대책없이 더럭 사 들이려고 했던 어리석음에
내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세일해서 이 가격대면 세일이 아니었더라면
원래 가격은 얼마야????
우~와~
돈 벌어서 가는거 아냐?
퍽수.....ㅎㅎㅎ
안 벗고 다닐만하면 그냥 넘어가지
아이들 공부시키고 정신없을 이 나이에 그 무슨 허영심은....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남편이 몰랐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만약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대책없는 아내로 여길까?
계획없이 충동적인 생각으로 제법 큰 액수의 옷을 더럭 사려고 했던 아내가
믿을 수 없을만큼 바보스럽지 않았을까?
츠암내...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다.
결코 세일은 공짜가 아닌것을....왜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