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부터 갑자기 찾아온 급성 우울증.... 잠만 잔다..
자다 깨다 울다... 배고프지 않지만 아들녀석앞이라 아무렇지도 않은척 같이먹고 얘기하고
나가고 나면 자고 자다가 깨어 있으면 나도 모르는 눈물이 주르르...
밤도 낮도 없이 잔다.
낮엔 소파에 밤엔 침대에...
꼭받아야 하는 전화만 받고 꼭 만나야 하는 사람을 만나는 동안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진다.
시작은 아들 녀석의 반항과 가슴에 만져지는 작은 콩알 만한 멍울하나.
군대 까지 다녀온 녀석이 부모가 공부시켜주고 먹여주고 입혀주면 다냐고 따진다.
세상에...
학비 벌어쓰는 학생들이 얼마나 많으며, 학자금 대출 받고 알바하며 공부하는 제 사촌형을 보고 있으면서도
저 자신이 얼마나 호강하는줄 모른다.
앞이 막막하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하는 말인줄 알지만 그 말은 비수가 되어 나를 아프게 한다.
미안한지 어제부터 갑자기 친절해진 녀석이다. 괜한 관심도 가져 준다.
하지만 내가 느낀 실망과 아픔은 어떻게 하지?
가까운 아는 언니에게 얘기 했더니 자식은 열두번 태어 나는것이고 잠시 그러는 거니까 신경 쓰지 말란다.
나는 나대로 작은 멍울이 가져다 주는 두려움을 감추고 있다.
몇년전 오른쪽 난소 절제 수술을 한적이 있다. 그때의 난 참으로 용감했다.
통증을 참으면서 일주일을 버텼고 검사도 혼자 하러 갔고 입원도 혼자 했다.
그때엔 \' 까짓것 간단히 떼어 내면 되지\' 했다.
지금은 아주 작은 정말 아무것도 아닐수 있는데 두렵다.
남들이 검사를 앞두고 미리 걱정하는것을 보고 우습다 생각했는데 내가 그리 된것이다.
나는 겁쟁이가 되었다.
작은일도 크게 걱정하고, 미리 앞당겨 걱정하는 소심한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다.
지난번 수술로 나는 신체적 변화를 많이 겪었다.
갑자기 체중이 불었다가 또 줄었다가 그러기를 몇년하더니 이젠 모든것에 관심을 잃기 까지 한것이다.
우울증이란 사치인줄 알았다.
우울증이란 할일없어 오는것인줄 알았다.
아직은 스스로 치유 할수 있지만 이런 작은 고통들이 싫다.
나는 내안에 나를 가둬두고 있다. 감정조차 위장하면서...
월요일에 검사를 하러 간다.
스스로 아무일 아닐거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그런데 왜 두렵지?
별일 아닐거라 생각하고 단정 짓는다.
그런대 왜 미리 걱정을 하는걸까?
글을 적으면서 내 걱정과 두려움을 아주 조금 내려 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