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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75) 해피데이스파의 해프닝


BY 남상순 2009-12-25


14일 새벽3시부터 준비하고 아들과 인천내려가서 은행업무와 집안 일좀 돌아보고
강화에 빠질 수 없는 모임이 있는지라 바빠서 간단히 샤워를 하고 달려갔습니다

37일만의 병원탈출 차가운 들판의 공기도 신선하였습니다.

문제는 이날 간단히 목욕을 한다는 것이 때만 불린 결과가 되었는지

가려워서 견딜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 잠시 아들에게 아버지를 맡기고 잠실대교 근처의 해피데이스파라는 목욕탕에 가기로 하고
가방을 챙기면서 돈지갑을 목욕탕에 들고갈 필요가 없다면서 3만원을 꺼내들고

충분하리라 생각하고 나섰습니다

때미는 값이 17,000원

택시비가 4500원 왕복이면 9000원 넉넉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산수에 약한 사람은 이럴때 죽음입니다

목욕비 6000원을 계산하지 못한 것입니다

오늘따라 러시가 덜 풀렸는지? 교통비가 6200원이 나오더군요
들어가면서 목욕비 6000원을 내니 남은 돈은 17800원이 남더군요
17000원 때미는 돈을 주면 택시를 타고 집에 올 수가 없는것이죠

앞이 캄캄한겁니다.
미리 전화를 하고 택시타고 와서 아들을 내려오라고 할까?
그러다가 전화를 안 받으면 어쩌나?
때밀지 말고 그냥 갈까?
때를 밀지 않으면 여기까지 올 이유도 없는데...

하는 수 없이 때밀이 아주머니에게 17000원이 없으니 15000원어치만 닦아 달라고 했죠
얼마나 웃는지?  등만 밀어주는데는 9000원이라는데 그걸 몰랐던 것이예요   
나중에 지나는 길에 2000원 주시면 된다면서 2000원을 외상으로 하라는군요
이게 뭡니까? 완전 코메디가 아닌가요?

일단 흥정을 하고 때를 밀기 위해 물속에서 텀벙거리고 있는데
문득 잠실 장미 아파트에 사는 친구가 생각이 나는겁니다.

목욕탕 매점에서 전화를 받아줄테니 안심하고 때를 밀라고 해서
때를 다 밀로 나오니 친구가 마침 스파로 들어오더군요

친구가 얼마나 기가 찼겠어요
돈 만원이 없어서 목욕탕에 인질로 잡혀있고 친구를 불러댔으니 말이죠
친구에게 \"돈 만원 내 놓으라\"고 \"이 돈은 갚을 마음이 없으니 그리 알라\"고 하고
만원을 받아들고 아산병원으로 다시 왔습니다.

친구가 좋긴 좋지요?
돈 만원을 갖고 그 추운데 걸어서 왔더군요
일단 때빼고 광내고 들어왔지만

큰 코 다친 해프닝 웃지 못할 일입니다.

그 친구는 곁에 있으면서 병원에 와 보지도 못해서 기도만 하다가
내가 그런식으로라도 불러주니 오히려 고맙다고 했습니다 

\"인천 내려와라 게장백반 한번 먹자\" 그랬더니

\"니가 게장백반 먹을 생각을 하는 자체가 참 감사하다.\" 라고 하면서

그간 숨막히는 고비를 혼자서 당해내는 모습에 너무 놀랬다고 하는군요
자기는 사람을 두고도 힘들어서 못할 것 같다고요

일단 해피데이스파의 해프닝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지금 몸이 개운하고 좋아서 타자도 잘 쳐지는데
수다치곤 좀 재미없고 썰렁한 편이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