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간의 휴가(?)가 생겼다.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1년도 넘게 기획단계에서 혼선을 빚는 통에 1월에서 4월까지 대기하라는 것이다.
그간 어떻게 흘러왔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도 이해를 하긴 하지만,
그 반대편인 내 입장에서는 좀 황당하기도 했다.
같이 일했던 분들과 앞으로 4개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의논을 했더니, 함께 믿고 기다리자는 결론을 얻었다.
일의 내용면이나 조건면에서 괜찮은 자리였기에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도 있고,
네이밍단계부터 참여했던 일에 대한 일종의 책임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유야 어찌되었던 간에 4개월간의 빈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기다리기로 했기때문에
다시 일을 구하는 것은 미루고 정말 대기상태여야 하는데...
문제는 학교 졸업하고, 이렇게 긴 시간을 쉰 적이 없으니,
어떤 계획도 미처 세울 시간도 없이 남아버린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는 것이다. T.T
사실, 불과 1~2개월 전, 시험 준비하는 것이 너무 피곤하여,
내 깜냥은 공부와 일을 병행하는 것에 못 미치는 가보다 싶어
둘 중의 하나를 그만 두어야 하지 않을까를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그런데, 막상 일거리가 없어진다 생각하니,
바빴던 그 때보다 더 혼란스러워 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지금은 겨울방학 중이다.. --;
특히나, 집안 일에 서툰 나에겐
주부라는 것으로 온전히 나를 채워야 한다는 것도 큰 부담이다.
그간은 공부때문에, 일때문.... 이런 끊임없는 이유들로
\'대충\' 이란 것도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젠.... 핑계거리가 없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은 그간 미루고 미뤄두었던 친구들과 돌아가며 회포를 푸는 시간.
또 얼마간은 여행도 다니며, 신랑과 놀러다니는 시간.
또 얼마간은 그간 밀린 공부를 하는 시간.......
그다음엔, 그다음엔?
워낙에 잠자는 것 좋아하고, 빈둥대는 것 좋아하고, 노는 것 좋아하는 한량인지라,
일부러 일을 만들어 바쁘게 하지 않으면, 내내 퍼져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래서 남는 시간이 더 두렵다.
며칠남은 12월엔 4개월동안의 노는 계획이라도 세워야 할라나?
에효~~~
없을 때는 없어서 곤란, 남을 때는 남아서 곤란한 것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