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잘래 거리는 뒷통수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그 웃음은 마음가득 충만한 웃음이다.
쇼파에 앉아 책읽기에 몰두하고 있는 아이에게 괜스레 장난을 걸어본다.
엄마를 힐끗 보며 씨익 웃는다.
내가 나이 40넘어 얻은 내 아들이다.
아이옆에 비집고 앉아 가슴을 벌려보니 한가득 안겨든다
이제는 엄마 가슴이 넘쳐나게 커 버렸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게 아이는 쑥쑥 커가는 것 같다.
신발칫수도 벌써 250mm라며 주위사람들에게 자랑스레 얘기를 한다.
아들을 낳기까지 10년 넘는 세월을 보냈다
내 앞을 지나다니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하늘나라에서 하느님이 지상세계를 내려다보니
어느 우매한 여자가 미련 맞도록 아이하나 달라하니
불쌍해서 어느날 툭 하고 내게 던져준 것 같다
남편은 내게 나중에 혹독한 시엄마가 될꺼라며 지레 겁을 먹는다
그럴때마다 혼잣말로 되새기며 가슴에 다짐을 해 본다
아니야 너는 이미 태어난 것으로 엄마에게 효도를 다 했어!!
충분히 !!!
같이 뉴스를 보다 한마디 하는 것으로 엄마가 호들갑스럽다
내아들 너무 똑똑하다고 아들에게 칭찬을 늘어 놓는다.
아이는 멋쩍게 웃으며 엄마의 호들갑이 당황스럽다.
누나들은 못말릴 커플이라며 빈정된다.
나중에 마마보이 될 것 같다 내게 주의를 준다.
아니지
엄마는 강하게 키울껀데
세상 많은 구경시키고, 세상 많은 경험시키고, 세상 홀로서기 준비시키고
엄마의 아들교육 일정표가 장황하다
계획표를 점검하는 엄마의 마음이 이렇듯 뿌듯 할 수가 없다
이제 우리아들이 세계의 대통령쯤 다 된 것 같다.
너무 자랑스럽다.
잠자리에 엎어져 곤히 자고 있는 아이 이마를 쓰다듬으며
다시 한 번 꼬옥 안아본다.
그리고 가슴 간절히 기도를 한다.
하느님!
우리아들 당신이 주신 귀한 아이
몸과 맘이 온전한 정말 아름다운 한 사람으로 커 가도록 이끌어
달라고!
한점 티도 흠도 없는 아름다운 그릇으로 빚어 달라고!
참으로 주님 마음에 꼭 드는 귀한 그릇이 되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