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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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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몰랐던 나의 별명..


BY 다은맘 2009-10-11

나만 몰랐던 나의 별명..

신랑 주변 사람들이 지어준 별명..

듣고서 웃음이 팍~ 하고 나왔던 별명..

 

결혼초 신랑 선배가 동네에서 당구장을 했었다. 그리고 그곳은 신랑이 퇴근길에 꼬옥 들리는 아지트와 같은 곳이였다.

나는 항상 그게 못마땅했다. 그곳에선 선후배들끼리 장난삼아 카드(?)도 치고 했는데 꼭 구경을 하곤 했다.

그게 싫었다. 하지도 않으면서 뭐할라고 구경하는지.. 뭐가 좋다고..

그래서 싸우기도 무지하게 싸운것 같다. 신랑은 커피를 마시며 구경하고 그랬었다.

그래서 퇴근시간이 되어 집에 도착할때쯤 밖에 나가보면 항상 당구장 앞에 주차된 차..

미저리처럼 집요한 집착으로 차를 손으로 만져보고 음... 들어간지 꽤되었군~ 하곤 당구장 문을 빼꼼 열고는

\"오빠~~ 빨리와아~~~\"

그렇게 참 많이 했던것 같다.. 그런 날 정떨어지게 싫었겠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제집드나들듯 가는 신랑도

이해가 안갔다. 그래도 너무 가길래 그게 꼴보기 싫고 화도 너무 나서 갓난아기였던 우리 다은이를 안고 당구장으로

가선 당구다이 위에 애를 눕혀높고 \"다은이 오빠가 봐~\" 하고 나왔다..

결혼생활 11년동안 그렇게 싸운적이 없는것 같다.. 죽자고 그날 싸웠다..

신랑은 무슨 망신이냐.어쩌고 저쩌고.. 그당시엔 내가 심했다고 생각한적이 없었지만, 지금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챙피했을거란 생각이 많이 든다. 망신이 맞는거 같다..나역시 너무 심한것 같고..

아무튼, 그 덕에 나는 남편 주변사람들에게 굉장한 인상을 심어 줬나보다. 독한여자라고..치...

당구장건물은 무너지고 도로가 되었다. 그리고 신랑은 더 이상 당구장을 못갔다.. 푸하하..

그리고 시간이 꽤 지나 신랑이 얘길해줬다....

\"선배들이 니 별명 만들어줬었잖아!\"

\"뭐라고?\"

\"니가 당구장 문을 여는 순간... 저승사자 떴다.빨리 가봐라. 했었다!\"

\"푸하하~~~ 내가 왜 저승사자야?\"

\"시간 맞춰 나 델러온다고!\"

그렇게 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저승사자로 그들에겐 통했었나보다..

 

그리고 얼마전..

당구장을 하던 선배가 내가 가게를 시작하기 3개월전 먼저 횟집을 차렸다.

그리고 그 횟집은 우리집앞이다. 당구장은 1분거리였었고 횟집은 20초거리다..

가게를 마치고 나면 항상 횟집을 들린다. 이젠 내가 더 가는것 같다..ㅋㅋ

근데, 그곳에서 당구장에 뻔질나게 다니던 선배를 만났다. 그분은 이미 얼큰하게 취해있었는데 나한테

참 많은 실수를 했다고 생각한다..

꼭 하고 싶었던 말이라면서 날 똑바로 쳐다보며....

\"제수씨! 제수씨 되게 독하고 못됐죠?\" 그러더라.. 당황스러웠고 황당했고 어의도 없었다..

\"아뇨~~저 착한데요? 그리고 눈물도 되게 많은데 왜 그러세요?\"

\"에이.. 아닌데.. 제가 본게 있는데.. 에이.. 솔직하게 말해봐요?\"

슬슬 화도 나고 짜증났다.. 나 진짜 못되지도 않고 독한 성격은 또한 못되는데..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니... 휴우.. 숨고르고~~ 지금 이렇게 쓰고 있는 순간에도 화난다..

우리 신랑 그 말 듣더니 한마디 한다..

\"형님! 우리 다은엄마가 저한테 얼마나 잘하고 착한데 그런말씀 하세요?\"

\"에이.. 아니잖아. 다알아~ 독하지??\"

그 선배 와이프가 낀다.. \"자기 미쳤어? 술 취해서 왜 미친짓해? 미안해요.. 이사람 많이 술먹으면

x되요.. 이해해줘요. 미안해요...\"

\"에이.. 안취했떠~ 내가 당구장에서 본게 있어서 그래~\"

 

내가 당구장에 저승사자처럼 신랑을 델러간게 큰 죄인가보다...벌써 9년전인데....

신랑한테 망신을 제대로 준일이였나보다... 신랑이 참 쪽팔리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때 내 나이 23살때인데... 저, 어렸었거든요~ 하고 싶다..... 나쁜 선배....

그래서 나는 요즘 이미지 관리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