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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연, 이별


BY 달맞이 2009-10-09

가을이 채 오기도 전에 여고 동창의 이혼 소식을,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20년 지기 친구의 이혼소식을...

추석이 오고 가면서 이쪽 저쪽에서 이혼이야기가 오고 간다. 20여년이 넘는 결혼 생활을 정리 하기까지 나름의 고민이 많았을 테고, 오랜 시간 생각을 했을 터이고 그럼에도 불구 하고  헤어짐을 선택할수 밖에 없나 보다.

 남편의 외도를 눈감아 주면서 까지 살고 싶어 했던 친구는 남편의 강요로 이혼을 했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남편을 둔 친구는 작은 아파트 하나 라고 건지기 위해 오랜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은 파산 신청을 했다. 오랜 별거 끝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오히려 홀가분 하다는 말도 했었지만 하필 이 가을에 이런 소식들을 들어야 할까?

아마도 겨울이 오고 새해가 오기전에 마무리 해야 겠다는 생각들인가 보다.

 

이번 추석 손위 동서가 가출을 했다.

처음엔 단순한 부부 싸움인줄 알았는데, 그 파장은 일파 만파 ...

가출 여칠뒤 본인이름의 보험을 해약 몇천만원의 돈을 챙겼고, 작은 식당 전세 계약서 마저 들고 나갔단다.

연이어 나타나는 빚쟁이, 깨진 곗돈.... 심지어 아이들 앞으로 들어간 장기 보험 까지 해약해서 나갔다.

 

영화에서나, 신문에서나 듣고 봄직한 일이 일어 난 것이다.  어떤이는 소설이라고 까지 이야기 한다.

시어머니, 시 아주버님 밥한술 못뜨고 물한모금 제대로 못넘기고 계셨다. 동생들 보기 미안해서,  자식들 보기 부끄럽다고, 50여년 인생 잘못 산거 같다고... 눈물만 흘리신다.

두분다 당뇨가 있으셔서 어머님은 인슐린 주사를, 아주버님은 약을 복용하고 계신다. 이런일로 건강은 또 얼마나 망가질까?

 

처음엔 같이 시집와서 사는 입장에서 \'아주버님도 잘한건 없다, 이래저래서 형님이 그랬을 거다\', 하면서 변호 아닌 변호를 했지만 정작 돈을 챙겼다는 말을 듣고 \'뭐 이런일이 다있어?\' 라는 말고 함께 그 황당함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우리 형님 얌전하고 말수 적고,  여자 답고 한 사람이어서 상상도 생각도 못했다. 흔히 말하는 가정 파탄을 셋트로 다 저질렀다.

 

장성한 자식들이 둘이나 있는데 그애들 앞길은?

큰아이는 엄마를 용서 하지 않을 것 같은데, 작은아이는 그래도 엄만데...

이런 저런 걱정에 아이들 눈치도 보고 아이들은 아이들 데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느라 애쓰는 모습이 더 안스럽다.

우린 겨우 위로 라고 한답시고 \' 저지를려면 한가지만 저지르지, 어떻게 일을 이지경을 만드냐\' 하면서 서로의 화난 감정을 다스리고 있다. \'그래도 조강지처가 낫다 시며 오면 살아라\' 하시는 어머님, \'이제 다시 어떤 여자를 만날수 있을 것이며 그 여잔들 믿고 살수 있을까? 그래도 애들 엄마니까 사는게 낫지 않을까?\' 사라진 사람을 두고 우리 끼리 의견이 분분하다. 모든 선택은 아주버님에게 달렸겠지만 3주가 지난 지금도 어떤 길이 옳은지 모르겠다.

 

남편과 나는 가끔 농담반 진담반으로 \' 우린 실수 하더라도 서로 한번씩 봐주자. 당신이나 나나 서로 헤어지면 불행하자나\' 하면서 웃기도 하지만 이건 그냥 말일뿐...

 형제들 앞에 억지로 웃으시며 \'빨리 정리 하도록 할께. 그래도 27년을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정리 되겠냐? 시간이 좀 걸릴것 같다\'  하시는 모습에 남들이 알수 없는 부부라는 인연을 맺은 사람만이 느끼는 어떤 회한에 빠져드는 것을 보았다. 남들이 다 손가락질 해도, 내가 안을수 있으면, 남들이 비웃어도, 내가 다시 그 상처 서로 보듬어 줄수 있으면

부부의 연은 이어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