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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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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해피추석~?


BY 엠파이어 2009-10-05

 

 


제사를 여기저기 옮기면 안 좋다는 소리도 있더만...

시댁은 여러 번 옮기게 되었답니다.

먼저 저희 아버님은 할아버지의 둘째아들

큰 아들이 모시던 제사를 큰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큰 집 아들이 지내야 하는데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작은 집인 우리 어머님의 차지가 되었다고 제가 시집와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이년 전 어머니의 건강도 안 좋으시고 큰 형님도 돌아가신 즈음

큰 집 아들인 사촌 아주버님의 댁으로 제사를 지내러 갑니다.

명절에 시댁에 가면 어머님께 인사를 하고 명절 전 날 아침을 해먹고 치우면

작은 형님과 전 사촌 집으로 가서 전을 비롯해 차례음식을 만듭니다.


실은 전 많은 갈등을 합니다.

지금도 무엇이 옳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전 크리스찬입니다. 친정에서도 제사, 차례 이런 것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더군다나 사촌 집은 작은 절입니다. 사촌 아주버님이 스님이라는 이야기이죠.

전 제사 음식 (제사 때는 안내려가니 안합니다)을 포함 차례음식 만드는 거 너무 싫습니다.

하지만 며느리인지라 내가 안한다고 제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른 며느리의 차지가 되는지라 할 수 없이 합니다. 정말 할 수 없이.....

바로 위 셋째형님은 제사를 비롯해 차례도 지내러 올 수 없다며 선포를 한 뒤

시댁에만 잠시 들를 뿐 사촌 집엔 오지 않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었습니다.

 

이번 추석에도 작은 형님과 사촌형님 그리고 전 열심히 음식을 만들었는데

6시간 정도 소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시댁에 갔음에도 사촌 집에 안 간다면

그 시간이 더 늘어나고 형님들은 더 많이 힘들겠다 싶은 생각이 자꾸 들어

이래도 저래도 안 편한 맘...몸 고생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사촌 집 일이 끝나면 시댁으로 돌아와 또 음식을 만듭니다.

그리고 저녁을 해 먹고 놀다가 (남자들이 놀면 주로 술상을 보고 치우며 놀죠 ㅠㅠ)

다시 아침이 오면 사촌 집으로 가서 차례 상을 차리고 아침을 먹고 또 치우고

전 김치 외에는 먹을 음식도 없습니다.....

다시 시댁으로 돌아와서 거의 반복되는 상차리기와 치우기

그러다 보면 명절 연휴가 다 끝이 나지요.

 

평소에 두 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시댁 서산도 명절엔 고무줄입니다.

이번엔 6시간, 7시간(남편이 술 좀 마시는 바람에 올 때는 졸음과 싸워가며...) 걸렸습니다.

길 고생, 맘 고생, 몸 고생인 명절.

언제쯤 이 명절이 행복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