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 새옹지마라고 한 말은 제 경험상 진실입니다. 아주머니의 이별전야에 보여준 눈물나는 사랑에 감동해 이별직전에 재회아닌 재회를 하고 얼마되지 않아 운명의(?)쪽지 한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밤 늦게 어딘가에 연재했던 제가 아이들을 키우던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 어떻겠냐는 출판사측 제안이었습니다. 처음엔 생각도 못한 일이라 대답을 못했습니다. 남들처럼 대단한 교육 노하우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사교육없이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얻은 아이의 엄마라는 것으로 책을 쓸 자격이 되는지 염려스러웠지요. 그러다 결심을 했습니다. 마음속에 꼭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장일을 해도, 남편이 교육에 크게 협조적이지 않아도, 집안 일 많은 대가족이어도 어린 시기에 놀이처럼 공부맛을 들여주는 엄마의 노력만 있다면 누구나 사교육없이 공부잘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쓰고 오랜 꿈이던 부모교육 강사가 되었습니다. TV와 라디오에도 출연하게 되었고 이른 새벽 ktx를 타고 부산으로 대구로 광주로 전국으로 강의를 하러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 아이가 있는 주부가 새벽일찍 집을 떠나도 아무 걱정이 없었습니다. 내가 비운 자리에 아주머니가 들어와 자리를 지켜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한치앞도 보지못하고 눈앞의 빠른 계산만 앞세우다가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의 지출을 줄여보겠다는 얄팍한 계산에 소중한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뒤이어 다가온 예상못한 일들에 허덕이게 돼 다시 도움을 요청하는 것보다 이별을 선택하지 않고 가족으로 함께 있었던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현명했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숨어서 도와주시는 아주머니 덕분에 행복한 강사가 되어 꼬박 2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제 빛이 어떤 것인지 찾지 못하고 시들시들 하던 꽃이 비로소 흠뻑 물을 머금고 제 색을 찾아 환하게 피어나는 환희를 맛보던 내 인생 최대의 황금시간을 아주머니 덕분에 마음껏 누릴 수 있었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