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추석연휴인데도 불구하고
오전에 막내의 담임선생님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혹시라도 아이가 노느라고 공부를 소홀히 할까 봐.
연휴나 놀토까지도 아이를 단속하신다.
혹시라도 엉뚱한 장소에 가서 시간을 허비할까 봐...
시골의 작은 학교라 특출한 인재가 없다보니
선생님의 안타까움은 남아있는 아이들만이라도
잘 다독이고 희망을 버리지 않게하시려고
대구에 있던 집을 시골 학교 옆으로 이사를 오시면서까지
밤낮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신다.
요즘 어디에서 이런 지극정성의 선생님이 흔할까....
담임을 맡고 계신 아이들의 신상명세표를 줄줄 꿰고 계시대고
아이들의 선호도까지 다 알고 계신단다.
모의고사 성적표를 달달달... 외우고 계시고
담임맡은 아이들 성적의 오르내림까지도 다 파악하시면서
아이들의 심리상태까지 상담을 통하고 관찰을 통해서 다 알고 계신단다.
아이들의 가정형편과 부모를 좋아하는 이유까지도.
최소한 자기가 맡은 아이들만큼은
공부에 있어서는 최선을 다 하도록 격려하시고
나중에 수능을 치루면서 후회하지 않게끔
아이들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끌어 올려보자시는 희망을 가지신 분.
격려와 용기를 불어 넣어 주시고 아이들의 성취욕을 칭찬하시는 분.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 고 2 인 아들이 이번 모의고사에서 언어만 성적이 좋게 나왔단다.
다른 과목은 뒤죽박죽...ㅎㅎㅎㅎ
아이도 걱정을 하지만 선생님께서 더 안달을 하신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가능성이 있어뵌다시며....
그래서 쉬는 날에도 집으로 꼬박꼬박 전화를 하신다.
혹시라도 아이가 게으름을 피우며 핫바지 뭐 빠지듯이 흐를까 봐서..ㅋㅋ
심지어는 쉬는 날에 도서관순찰까지도 하신단다.
자발적으로.
참 대단하신 분이심에는 분명하다.
아들도 튕기지 않고 잘 따라주는 것 같다.
선생님의 간섭을 간섭이라 하지 않고 사랑으로 받아 들인다.
아빠도 그런 선생님을 만난게 큰 행운이라고 했고
나까지 덩달아 그 선생님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좋으신 분이시니까 나중에 웃을 수 있도록 일년 동안만 고생하자고...
그런 다음 긴 휴식시간을 맘껏 갖자고 달래는 중이다.
고 3 때도 그 선생님께서 담임을 맡아주셨으면....
지금이야 스파르타식 교육이니 자유가 어떠하니 그래도
진정한 승자는 노력한 댓가를 반드시 얻을 터이니까.
그 때가서 더 잘할 걸....후회는 너무 늦질 않을까?
그래도 안되면 하는 수 없지만 하는데까지는 해 보는거야.
열악하고 모든게 미숙함 투성이지만
그 속에서 뜻을 잘 세우고 달리는거야.
좋아하고 즐길 일을 찾아서 말이지...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학생의 본분은 다하자구~`ㅎㅎ
운동도 좋아하고 친구들도 많은 아들은
암기과목만 좀 신경 써 주지.
죽어라고 암기는 싫다니 큰일은 큰일이네.
성적올리기 좋은 암기가 싫다니....
좋은 담임선생님을 만났으니 곧 나아질거라 믿고 있다.
전혀 세심하지 못한 이 어미된 마음에
담임선생님이 단속해 주고 다독여주셔서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두 누나들이나 막내나 방목하다시피 했는데
막내는 마지막 입시를 치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욕심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아이만 믿을 뿐 엄마가 되어서는 간식을 제대로 챙겨주나
밥을 날마다 챙겨주기를 하나....
기숙사에서 잘 하고 있겠거니 그 정도니 참.
아이의 의지만 굳세길 바라는 이 안일하고 이기적인 욕심이라니.ㅎㅎㅎ
뱀한테 물리고 열경기에 엄마아빠를 거의 초죽음까지 가게 만든 아이라
건강하게만 자라주기를 바랬었는데 이제는 슬~슬~욕심이 생기니 어쩌랴??
아들이 듣는데서 특별한 스트레스는 안 주는 편인데
은근히 욕심이 생기는 이 마음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