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비밀 secret of pain
우리 몸이 건강할 때는 마치 몸이 없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다가 몸의 어딘가가 아프면 그곳만이 자신의 전부인 듯 느껴집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든 그 아픈 부위를 낫게 하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씁니다. 다 낫게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는 안심합니다.
간혹 어떤 사람은 자신의 어디가 조금씩 아프더라도 그냥 별거 아니겠지 하고 내버려둡니다. 그런 사람들은 결국 치명적인 상황에 이르러서야 부랴부랴 병원에 가고 이리저리 날뜁니다. 그러나 그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몸의 어딘가가 아픈 것은 그것을 느끼고 그 원인을 빨리 찾아내어 치료하라는, 생명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보내는 경고입니다. 그 경고를 무시하게 되면 우리 몸은 건강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 몸이 어딘가 아프더라도 아무런 경고가 없다면 우리는 몸의 어느 곳이 완전히 없어지거나 썩어버리거나 망가지게 될 것입니다.
자는 동안에 집에 불이 났는데도 전혀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곧 죽음입니다. 뜨거운 난로에 손이 닿았는데도 뜨거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손은 결국 잘라내 버려야 할 것입니다.
위가 아프면 위를 조심하라는 경고입니다. 그러면 술이나 담배를 끊거나, 음식물을 조심하거나, 위에 부담을 주는 것들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곧 위는 회복됩니다.
결국 우리 몸이 아픈 것은 건강을 지켜주기 위한 생명의 친절한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육체뿐만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서도 똑같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의 마음속에 어떤 아픔이나 고통이 있다면 그도 또한 그 아픔이나 고통의 원인을 빨리 찾아서 해결하라는 생명의 친절한 경고인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마음도 몸의 건강과 같이 원래는 아무런 아픔도 없는 상태가 정상입니다. 그런데 어느 때 갑자기 마음의 고통이나 아픔이 나타났다면 그건 뭔가 저항이나 잘못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해 주면 됩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사람들은 자신의 몸의 아픔은 그런 대로 신경 써서 치료하고 처방하지만, 자신의 마음의 고통에 대해서는 그냥 괴로워만 할 뿐 그 원인을 찾아서 치료할 생각은 거의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기회에 이런 사실을 절실히 느끼고 그 처방책을 터득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바라는 행복이란 결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의 마음의 고통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생깁니다. 그 마음의 고통의 정체는 알고 보면 우리 마음속의 ‘나(에고)’입니다. ‘나’를 제대로 알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마음의 고통이나 아픔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랬을 때 우리는 우리의 마음의 가장 건강한 상태, 아무런 고통이 없는 ‘생명(사랑)’의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우리를 괴롭히는 존재들이 있다면 그 존재들은 사실 우리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져 버렸으면 좋은 존재들이지만, 한편 생각하면 그 존재들은 우리의 본질인 ‘생명(사랑)’을 발견하게 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들, 곧 종교에서 말하는 ‘신의 은총’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속 깊숙이 숨겨져 있는 ‘나(에고)’의 정체를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마음의 장애와 저항은 바로 ‘나’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애와 저항이 바로 우리 모든 인간의 마음의 아픔과 고통의 원인입니다. 이 장애를 제거해 버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숙명인 것입니다.
또한 우리 인간은 이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드디어 ‘나’의 구속으로부터 영원히 해방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본질인 ‘생명(사랑)’과 하나가 되어 사랑과 자유와 조화의 삶을 마음껏 구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