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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의 법칙


BY 동요 2009-09-11

사랑하는 사람과의 여행은

무엇을 보고 즐기는 것에 촛점을 둘 필요가 없다.

그냥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모처럼 사랑하는 어머니와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나는 비행기 티켓외 아무것도 준비하고 계획하지 않았다.

그냥 가고 싶은 데 있으면 가고 보고싶은 거 있으면 보고 먹고싶은 거 있으면 먹고

그리고 쉬고 싶은 데 찾으면 쉬고 그렇게 가고 싶었다.

 

핸드폰과 카드와 디카만 있으면 뭐가 걱정이랴 했다.

난 예정되어 있는 시간과 장소를 미리 가지지 않은 자만이 누릴 수 있는

눈부신 자유를 누리고 싶었는지 모른다.

 

물론 그런 배짱을 부린건 나에게 제주도가 크게 낯설지 않았고

나에게 강의를 부탁한 곳을 통해 위급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실지 강의를 마치고 관광차 머물 계획이었던 나에게 여러가지 숙박과 여행코스를 안내해 주려 하셨다.

난 급할 때 부탁전화 드리겠다고 지금은 발 길닿는 대로 아이처럼 헤매보고 싶다고 정중히 거절하고

좋은 강의 였다는 과찬과 함께 귀한 점심대접까지 받은 다음 인사드리고 나왔다.

 

제주도는 나에겐 4번째였다.

가장 최근은 2002년 봄 귀공이 세 살때 우리가족 7명이 함께 왔던 여행이었다.

그 바람에 제주도엔 두 개의 도시가 있고

북쪽은 제주시 남쪽은 서귀포시라는 정도의 위치감각은 있었다.

손에 꼽히는 몇몇의 관광지도 머리에 있었다.

 

어머니는 초행인데도 나와 생각이 같으신지 연신 행복한 얼굴이셨다.

어머니의 이론대로라면 흑사리 쭉정이였던 할머니를 잘난(?)딸이 팔월공산으로 만들어 주셨다고

그 잘난(?)딸이랑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 나누며 맑고 푸른 제주 바다만 보고가도 행복하다고

관광이 목적이었는지 제주에 발자국 남기는 게 목적이었는지 헷갈리게

그냥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셨다.

 

그러나 아무 준비 없어도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던 아주 중요한 것이 나에게 있었다.

그건 내가 나에게서 믿고있는 아주 중요한 것, 바로 샐리의 법칙이었다.

 

나를 위해 모든 상황이 좋게 만들어 진다는 것,

내가 만나는 사람은 늘 좋은 사람이라는 것,

 

내가 제주도 가고 싶다 생각하자 제주도서 강의요청 왔고,

비행기도 딱 내가 원하는 시간만 할인율이 적용됐던 것,

친정이 전날 밤 와서 자고 새벽 비행기 타기 좋게 공항근처 사는 것

내 부재동안 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내가 믿는 아주머니가 마침 그 때 시간이 있었던 것등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난 그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짜여진 각본처럼 믿으며

나에겐 머피의 법칙은 없고 샐리의 법칙만  신기하게 일어난다고 늘 생각해 왔다.

 

그 샐리의 법칙은 여지없이 어제도 들어맞았다.

정말로 사람좋은 택시 기사님을 만났고 오후 내내 어머니와 내가 가고 싶어하는 곳으로

편안하게 태워주는 안내자 역할을 해주셨다.

기념이 될 만한 곳에선 사진기사의 역할까지 해주셨다.

정해진 코스가 아닌 기사님의 설명과 약도 내가 알고있는 것들 합해

어머니가 가장 좋아실 곳 위주로 천천히 쉬어가며 오후시간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었다.

 

제주도도 한 번씩 주기적으로 와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에는 없었던 관광지가 여러 개 생겼다.

특히 우리 귀공이와 조카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귀여운 꼬마친구들이 오면 너무 좋아하겠다 싶었던

미니랜드에선 경탄을 금할 수가 없었다.

세계의 유명한 곳을 축소모형으로 만들어 마치 세계여행이라도 다녀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었고

동화속 캐릭터들이 바로 옆에 뛰어노는 듯 했다.

 

눈부신 바다를 왼쪽으로 끼고 드라이브를 하며 몇몇곳을 관광하였다.

가는 곳마다 감탄사를 연발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작은 것에도 늘 감사하며 살아가는 메마르지 않은 감성의 어머니를 가지고 있음이 감사했다.

 

샐리의 법칙 신봉자에게는 숙소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바다가 보이는 동화속 마을처럼 평화로운 곳에

공주가 사는 듯한 예쁜 방이 어머니와 나의 휴식처로 기다리고 있었다.

친절한 기사님의 배려로 내 마음에 꼭 드는 예쁜 숙소를 정말 저렴한 가격에 들아와 아주 편안한 밤을 지냈다.

 

본격적인 관광이 될 거 같은 오늘도

내가 만나는 곳 만나는 사람 모두 어머니와 나에게 소중한 추억을 줄 거라고 나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

샐리의 법칙을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긍정으로 술술 풀리며

머피의 법칙을 믿는 사람에게는 모든 일들이 주인뜻을 받들어(?)끝없이 꼬이는 법이니까..

 

오늘은 잠수함을 타볼 생각에

새벽부터 설레인다.

나도 나이만 많지 진짜...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