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내들도 아내를 원한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들으면서 유쾌하게 맞장구쳤던 그 멘트!
오늘 같은날 절절하게 공감이 되는 말이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싱글인 불쌍한 한남자가 애절하게 외치는 간절한 기도처럼 들리겠지만, 그런 상황하고는 아무 상관없이 한남자의 아내인 내가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방저방 뛰어다니며 식구들 깨우는 일도 기꺼이 엄마인 내가 해야할 일이다.
산뜻하게 아침먹거리 차려놓고 아침밥 먹기 싫다는 아들녀석에게 아침식사가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나긋나긋하게 때론 협박하듯 잔소리도 해야 한다.
그렇게 꼭 한술이라도 먹게하는 투철한 사명감과 인내심을 발휘하는것도 당연히 엄마인 내 몫이다.
학교가는 두아늘녀석 빠뜨린 준비물은 없는지 체크하면서 재빨리
물통과 수저통을 교환해주고,
햇빛 뜨거운날 학교에서 축구한다는 아들녀석 얼굴에 잊지 않고
썬크림 발라주는 센스도 발휘해야한다.
학교 다녀오겠다며 빽 소리지르고 내달리는 아들녀석에게 최대한
자상한 목소리로
“잘다녀와! 오늘 하루도 씩씩하게 잘 지내자! 파이팅”까지
외쳐대는 수퍼우먼 역할도 씩씩한 엄마인 내가 감당할 몫이다.
출근하는 남편 와이셔츠에 넥타이 맞추어 내어놓고 아침식사는 되도록 부담스럽지 않게
정갈하게 차려서 맛나게 먹게 하는 아내.
현관으로 나가는 남편 돌려세워 화사한 얼굴로 오늘 하루도 행복한
하루 되시라며 사뿐하게
뽀뽀 세 번에 엉덩이 툭툭두드려 내보내는 아내.
이런 살가운 아내 역할도 나는 기꺼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다.
이 다음부터가 문제다
남편과 아이들 바쁘게 내보내고 나면 여기저기 널려있는 집안일들이 내 눈길을 잡아끌지만
허걱! 시간이 벌써 많이 지나버려서 어수선한 일거리들을 못 본체해야만 그나마 내가 출근하는
시간을 맞출수 있을것 같다.
다행인건 일의 성격상 남편과 아이들보다 늦게 나가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도 오늘같이 아침 시간에 강의스케쥴이 잡혀있는 날에는
그야말로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이럴때 나도 내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미처 아침신문 못 본 날은 아침뉴스 크게 틀어주면서 빈속으로 나가지 않도록 뭐라도 먹을거리
챙겨주는 나 같은 아내.
오늘 입을 옷에 맞춰 메이크업하는 사이에 머리도 말려주고 들고
나가야할 가방에 이것저것
소지품도 챙겨주는 내 맘에 쏙 드는 그런 아내.
출근시간 늦을까봐 허겁지겁 현관으로 내달리면 못챙기고 깜박 두고 나갈뻔한 핸드폰과
자동차 키를 살뜰하게 챙겨주는 그런 아내.
집나가며 현관문을 닫으려다 휙 돌아본 어수선한 거실풍경이 전혀
신경에 거슬리지 않도록
저녁때 집에 들어올땐 더 깔끕하게 치워진 집안풍경이 산뜻하게
나를 맞이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동화속 우렁이 각시같은, 요술나라 열려라 참깨 같은 그런 아내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아~ 우렁이 각시가 있긴 있다. 요술나라 열려라 참깨 같은
요술방망이도 구할려면 구할수도 있을것 같다.
집안청소는 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세탁물은 세탁소에, 먹거리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웰빙 반찬가게에서 골라다 한상 차려놓으면
감쪽같이 우렁 각시덕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이 모든일을 한번에 다할 수 있는 전문적인 수퍼 우렁각시도
원하기만 한다면 어딘가에서 뿅 하고 나타날 수도 있을 일 아닌가!
그런 수퍼 아내를 구하려면 내가 먼저 수퍼맨이 되어야 할것같다.
나를 돕는 멋진 수퍼 아내를 얻으려면 지금보다 몇배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지.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내 맘에 쏙 드는 근사한 수퍼아내가
내 곁에서 나를 지원해 줄 것 같다.
내가 잘 할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서 세상을 향해 유익을
줄수 있다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나를 돕고 지원해주는
멋진 수퍼아내가 생길것만 같다.
이런 생각만으로도 연신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