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그것도 아구아구 온다
덕분에 습기가 온 몸을 다 점령해버렸는지 겁나게 무겁다
계단 오르내리기가 천근 만근이다,,,, 특히 다리가
--큭큭,,, 습기 탓 아닌가 야금야금 붙어버린 군살 탓인가
우쨌뜬 어디선가 들은 말이 \'삐옹\'하며 떠오른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에게 못 당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에게 못 당한다\'
인용함이 적절하지는 않지만
즐기는 것이 최상임을 말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그래서 즐기기로 했다,,,, 쏟아지는 비를
점심을 후다닥 먹고 커다란 창이 있는 근처 롯데리아로 날랐다
커피 한잔 주문하여 그 창으로 갔다
바깥 풍경이 들어온다
선명하게 내리꽂치는 빗줄기
바닥에 부딪치며 튕겨져 오르며 왕관을 만드는 빗물
그 속을 제각각 오가는 사람들
자기만의 모양과 색깔의 우산을 들고,,,, 나름대로 심사숙고한 신발을 싣고,,, 걷는 폼새도 다양하다
허나
비가 온다고 천막을 둘러치고 온 거리를 점령하며 다니는 사람은 없다
함께 오가는 남에게 피해가 안갈 정도의, 자기 몸 하나 가릴 수 있는 자그마한 우산 하나 들고 다니지
삶에서도 그러면 안될까
욕심 부리지 말고 최소한에 만족하며 살 수 없을까,,,
그러면 사람 사는 세상이, 뭔가 얹힌 듯 답답하지 않고
좀더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을 텐데,,,,
은은히 퍼지는 향을 음미하며 커피를 찔금찔금 마시다 잠깐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