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주 4.5일 근무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69

오늘...보고싶은 사람이 있어요


BY 엠파이어 2009-07-13

 

 

 

누군가는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노래를 부르는데

나의 그 사람은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도 아닌데....

 

오늘 그 사람이 무지 보고 싶네요.

저 고3 때

엄마는 서울의 모 국립대학 체육과 학생들을 위한 전용식당의 한식 조리사로 일하셨죠.

그러던 어느 날

식당에서 작은 소동이 있어서 엄마는 넘어지셨고

삼일 정도를 출근을 못 하셨죠

이틀 째였을 거에요

제가 보충을 끝내고 귀가했을 때 대문 안에 낯선 자전거 한 대가 제 눈에 들어왔죠.

‘누가 왔나?’

 

\"엄마, 나 왔어. 오늘은 좀 어때?\"

\"○○아~ 이리 와봐. 엄마 학교 학생인데 엄마 문병을 왔단다\"

\"어? 안녕하세요?\"

\"그래 네가 ○○이구나. 키가 진짜 크네^^\"

 

\'그러는 댁은 무지 안 크시네요. 언제 봤다고 반말이신가요?\'

겉으로는 말 못하고... 헉~ 엄마는 제 앨범까지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어~ 이건 안 되는데... 주세요...\"

\"뭘 그래.  다 봤는데. 야~! 너 귀엽다^^*\"

 

참.......

하는 짓이 영 안 예쁜 그 남자...

엄마는 무지 맘에 들어 하십니다.

그 학생이 가고 나자,

엄마는 그  학생이 들고 온 영지버섯을 아빠에게 보이시며

“인사성도 그리 밝더니 마음 씀씀이도 이리 좋네요” 하시며

그 학생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고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기숙사에서 퇴사를 당했고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인사를 어찌나 예쁘게 하고

잘 먹었다고 꼭 인사를 하고 가서

엄마가 농담으로 \'우리 사위하자\' 하셨답니다.

 

그 학생은 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안한 채 바로 \'장모님\'으로 호칭을 바꾸더랍니다.

저를 처음 보던 날 그 분은 절 보고 무지 놀라셨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저희 친정엄마는 지금도 그렇지만 단아한 한국 어머니를 떠올릴 미모와 자태를

가지고 계셨고 동안이셨기에 저처럼 큰 딸이 있을 줄은 몰랐던 거죠

전 아빠를 닮아 많이 크거든요ㅜ.ㅜ

 

그 뒤로 자취를 하는 학생을 위해 저녁식사에 자주 초대를 해서

우린 오빠 동생이 되었습니다.

야자가 끝날 무렵 학교에 데리러 도 왔구요.

(그 때 우리 친구들 저 무지 부러워했습니다.  조교가 보디가드라고^^)

대학 입학 후엔 좋은 공연도 함께 보러 다니고

좋은 음악도 들으러 다니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그렇게 7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오빠는 대학은 물론 대학원도 졸업을 했지요

대학원 졸업하는 날

오빠 부모님이랑 형 누나등 식구들이 다 왔는데

이제 결혼 하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좋아는 했지만 결혼 생각은 아직...이었는데

오빠 부모님이 오빠를 결혼 시키려고 하는구나 싶으니

그때부터 제 마음이 바빠지더군요.  남에게 준다는 생각은 또 안했거든요.

하루아침에 생긴 정도 아니고...

암튼 우린 만난 지 8년째 되던 해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지요^^

(제 친구들 이제는 제가 제일 불쌍한 아이라고 하지요..

흔한 미팅 한 번 못해보고 낚였다고... )

 

한 열흘 전

남편이 먼 바다를 건너서 저와는 아주 멀리 거리감을 두고 있네요

그런데도 전화 목소리는 왜 이리 옆에서 들리는 것 같은지..

어제는 전화선을 타고 들리는 목소리가 많이 잠겼네요.

감기에 걸렸다고...

내일이면 비행기 탈거래요

그럼 내일 모레면 저 얼굴 볼 수 있겠네요.

보고 싶어도 꾸욱 참고 있으라고 곧 돌아온다고 하는데

아~ 이게 그리움이네요.

가까이 있을 때는 못 느끼는....그리움

오늘 저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