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 노래를 부르는데 나의 그 사람은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 사람도 아닌데....
오늘 그 사람이 무지 보고 싶네요. 저 고3 때 엄마는 서울의 모 국립대학 체육과 학생들을 위한 전용식당의 한식 조리사로 일하셨죠. 그러던 어느 날 식당에서 작은 소동이 있어서 엄마는 넘어지셨고 삼일 정도를 출근을 못 하셨죠 이틀 째였을 거에요 제가 보충을 끝내고 귀가했을 때 대문 안에 낯선 자전거 한 대가 제 눈에 들어왔죠. ‘누가 왔나?’
\"엄마, 나 왔어. 오늘은 좀 어때?\" \"○○아~ 이리 와봐. 엄마 학교 학생인데 엄마 문병을 왔단다\" \"어? 안녕하세요?\" \"그래 네가 ○○이구나. 키가 진짜 크네^^\"
\'그러는 댁은 무지 안 크시네요. 언제 봤다고 반말이신가요?\' 겉으로는 말 못하고... 헉~ 엄마는 제 앨범까지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어~ 이건 안 되는데... 주세요...\" \"뭘 그래. 다 봤는데. 야~! 너 귀엽다^^*\"
참....... 하는 짓이 영 안 예쁜 그 남자... 엄마는 무지 맘에 들어 하십니다. 그 학생이 가고 나자, 엄마는 그 학생이 들고 온 영지버섯을 아빠에게 보이시며 “인사성도 그리 밝더니 마음 씀씀이도 이리 좋네요” 하시며 그 학생 이야기를 하십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고 운동을 하다가 부상을 당해 기숙사에서 퇴사를 당했고 근처에서 자취를 하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인사를 어찌나 예쁘게 하고 잘 먹었다고 꼭 인사를 하고 가서 엄마가 농담으로 \'우리 사위하자\' 하셨답니다.
그 학생은 딸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안한 채 바로 \'장모님\'으로 호칭을 바꾸더랍니다. 저를 처음 보던 날 그 분은 절 보고 무지 놀라셨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저희 친정엄마는 지금도 그렇지만 단아한 한국 어머니를 떠올릴 미모와 자태를 가지고 계셨고 동안이셨기에 저처럼 큰 딸이 있을 줄은 몰랐던 거죠 전 아빠를 닮아 많이 크거든요ㅜ.ㅜ
그 뒤로 자취를 하는 학생을 위해 저녁식사에 자주 초대를 해서 우린 오빠 동생이 되었습니다. 야자가 끝날 무렵 학교에 데리러 도 왔구요. (그 때 우리 친구들 저 무지 부러워했습니다. 조교가 보디가드라고^^) 대학 입학 후엔 좋은 공연도 함께 보러 다니고 좋은 음악도 들으러 다니고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그렇게 7년을 보냈습니다.
그 사이 오빠는 대학은 물론 대학원도 졸업을 했지요 대학원 졸업하는 날 오빠 부모님이랑 형 누나등 식구들이 다 왔는데 이제 결혼 하라는 말이 들리더군요 좋아는 했지만 결혼 생각은 아직...이었는데 오빠 부모님이 오빠를 결혼 시키려고 하는구나 싶으니 그때부터 제 마음이 바빠지더군요. 남에게 준다는 생각은 또 안했거든요. 하루아침에 생긴 정도 아니고... 암튼 우린 만난 지 8년째 되던 해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있지요^^ (제 친구들 이제는 제가 제일 불쌍한 아이라고 하지요.. 흔한 미팅 한 번 못해보고 낚였다고... )
한 열흘 전 남편이 먼 바다를 건너서 저와는 아주 멀리 거리감을 두고 있네요 그런데도 전화 목소리는 왜 이리 옆에서 들리는 것 같은지.. 어제는 전화선을 타고 들리는 목소리가 많이 잠겼네요. 감기에 걸렸다고... 내일이면 비행기 탈거래요 그럼 내일 모레면 저 얼굴 볼 수 있겠네요. 보고 싶어도 꾸욱 참고 있으라고 곧 돌아온다고 하는데 아~ 이게 그리움이네요. 가까이 있을 때는 못 느끼는....그리움 오늘 저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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