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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아프지 마세요~~


BY 그대향기 2009-07-13

 

 

본격적인 여름 수련회를 얼마 안 남겨두고

여러가지 준비를 하느라 요즘은 몸이 많은 무리를 당하느라 지치고 힘들다.

넓은 집이다보니 그냥 일을 보러 돌아다니기만 해도 버거운데

약재를 하러 산으로 들로 다니느라 지친 몸이 더 퍼질러진다.

웬만한 건강은 되는 기본체력이라 그 체력 믿고 완전 불도저 같은 정신으로

월급쟁이라는 생각은 접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징징거리지 말고 \'씩씩하게~~즐겁게 하자 \' 가 근무태도라

늘 싱싱한 아침을 열기 위한 나름의 비법을 갈고 닦았고

잠 들기 몇분 전의 시간에는 기초체력을 다지는 운동도 하면서

가장 큰 재산인 건강을 위해서 여러가지 웰빙식품도 꼬박꼬박 챙겨 먹곤 했다.

 

가능하면 덜 가공한 웰빙식품들을 냉온수기 옆에 두고 오면서..가면서...

물도 많이 먹을 겸 해서 옥수수수염 차에나 둥굴레 차에 마시곤 했다.

더 분위기가 있고 싶으면 국화차나 장미차 정도로 업그레이드 시키면서

나른해지는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는 아니지만 최상에 가깝도록

늘 조심하고 점검하고 조금이라도 헛점이 보일라치면 곧 바로 처치에 들어갔다.

몸에 이상이 있다기 보다는 지치고 나른해지는 몸 상태가 이어지려고 하면

마시는 물의 종류를 바꾸거나  침대의 시트를 갈거나 샤워코롱의 향을 바꾸는

정도의 변화를 주면서 몸 상태가 바뀌기 전에 정신부터 맑게 바꾸려는 노력을 했었다.

 

그런데 요 며칠 동안은

진짜 체력의 한계를 느낄 정도로 지치고 힘이들어서 거실에만 들어 오면

한물 간 문어처럼 흐물텅~~~~거실 바닥에 철퍼덕 널부러져 눕기 바빴다.

거실에 들어 오기 바쁘게 샤워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 입던 여자가

입을 헤~~에~~벌리고 파리야 들어 오건 말건 동굴을 만들고 잠이 들었고

앞치마는 벗지도 않고 그냥 입은 채로 코까지 곯면서 잤었다.

그렇게 세상 모르고 한 두어시간을 자다가는 화들짝 놀라서 일어났고

아무리 바빠도 ...힘 들어도.... 세수는 꼼꼼하게....

클렌징 오일로 닦아내고 폼 크린씽으로 거품내서 꼼지락꼼지락 구석구석 다 씻고

샤워타올에 뿌찍~~` 몸 닦는 샴푸 찍...자서 북적북적...샤샤쌱~~~~

몸을 닦자 몸을 닦자..늙어가는 몸을 닦자~~ㅎㅎ

 

밤 12 시가 다 되어 그 난리를 한바탕 치고서야 잠자리에 든다.

푸카치카 ~`푸카치카~~

양치질도 구석구석 골고루 잘 닦고 어디보자~~이는 양호하고

아직 남의 이 안 박았으니 이만하면 양호하고

얼굴에 주름은 보자~~~~

살짝만 웃으면 눈가에 주름은 안 보이니 너무 크게 웃지 말 것~~!!

뱃살은???

크흐......

밥 먹고 흡~~숨을 크게 들이 쉬면 아직은 속일만 하고...

그럼 축 쳐진 엉덩이는?

서서하는 괄약근 운동 잘 하면 아직은 완전 펑퍼짐은 아니네...

 

오리조리 세월의 흔적들이 적나라하게 펼쳐진 탄력 빠진 몸매를 보노라니

피곤한 것도 피곤한 거지만 참..매력없이 늙는다 싶다.

애들 셋을 출산하면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망가진 몸매하며

시골생활 16 년에 잡티에 거뭇거뭇 생긴 기미까지...

여자나이 40 대 후반에는 인생이 보인다 했거늘

참 형편없이 늙어가는구나....

이런저런 생각으로 허탈하게 욕실에서 나와 침대에세 잠을 청하는데

도서관에서 늦게 돌아 온 고 2 막둥이 녀석.

\"엄마..피곤하시지요? 제가 오랫만에 안마해 드릴께요\"

아들의 그 말에 갑자기 가장 행복한 엄마가 되어버렸다.ㅎㅎㅎ

길~~다란 손가락으로 머리끝에서 부터 발 끝까지 땀을 흘리면서

얼마나 조근조근...정성스레 주물러 주는지.

어디서 보고 배웠는지 손바닥 지압이며 등 어깨 주무르는 솜씨가 예사가 아니다.

건성건성 하는 안마가 아니라 온 정성을 다해 거의 한시간 동안을...

 

 

초등학교  때 부터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늘 운동장 가득~~수련회 학생들이 오가는 집에서

엄마가 동동거리는 모습이 안타까웠던 아들은 안마를 곧 잘 해 줬었다.

혹시라도 안마 중에 엄마가 잠이 들더라도 그 자리를 안 떠나고

엄마가 잠시 잠이 깨 나면 가도 되냐고 묻고는 잠을 자러 갔던 아들.

안마를 하다가 잠이 든 엄마가 안마를 그만하면 깨실까 봐 그랬다는 아들.

요즘 대학 선택 이야기며 여자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한시간 동안을 안마 해 주던 아들이 가만가만 안마를 해 주다가

\"엄마..아프지 마세요..엄마가 아프시면 제가 공부를 할 수가 없어요.

 요즘 엄마가 많이 편찮으신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

 우리들 땜에 이렇게 힘들게 일 하시는데 아직은 도움을 못 드려 죄송해요.

 조금만 더 참아 주세요.

 큰 누나랑 작은 누나랑 제가 힘이 되어 드릴께요.

 그 때 까지는 아프지 마세요....제가 공부가 안돼요. 아셨지요?\"

 

기특한 녀석.....

언제 이만큼 컸다니??

부모의 능력이 요만큼이라 시골에서 힘들게 공부시키는데도

탓하지 않고 제 갈 길을 열심히 모색하는 녀석.

고 1 때 까지 공부를 너무 소홀히 하다가 이제사 발 등에 불이 떨어진 녀석.ㅎㅎㅎ

둘째 같은 악착과 오기는 떨어지지만 심성이 고운 아들.

엄마나 아빠가 하는 부탁에는 아무리 바빴어도  조금 뒤에는 꼭 그 일을 해 내는 아들.

섭섭하거나 화가 나도 표정에는 잘 안나타나고 그저 묵비권으로 괜찮다는 녀석.

그럴 때는 오히려 더 모르겠는 녀석.ㅎㅎㅎㅎ

그런 아들이 엄마가 너무 지쳐 있는 모습을 보이니

안타까운 가 보다..맘이 편칠 않는가 보다.

낮 동안에는  이 엄마가 너무나 용감하고 씩씩했었는데 말이야....

해만 떨어지면 이리도 피곤하니 이젠 고물이 다 되어가나 보다.

감출 수 없는 육체의 피곤함.

그래도 멈추지 못하는 고단한 일정들.....

 

조그만 더 하고 그만두자.

조금만 더 남편의 힘이 되어 주자.

조금만 더 아이들의 비밀창구가 되어 주자.

조금만 더.....

아들아~`

이 엄마 그렇게 쉽게 침몰하지 않으마.

지금까지 한 일의 반만 더 하고 그만 둘란다.

그러면 엄마가 꿈꾸던 실버타운은 이루어 지지 싶구나.

아빠는 너무 많이 미안해 하지만 엄마는 이길 자신 있어.

엄마가 누구냐?

의사 선생님도 감탄한 명품 몸매가 아니냐구~~!!

타고난 건강이 이렇게도 고마울 수가 없구나.

너희들도 어느 정도는 자생하는 넉넉한 한 그루 나무가 될 그날까지.

그 날까지만 아들아~~

주말마다 이 엄마를 안마해 줄거지?

엄마나 아빠가  이거 해라 저거 해라고 윽박지르지 않아서 참 좋다고 그랬지?

어차피 네 길은 네 노력여하에 달려 있는데 엄마나 아빠가

고함지르고 억지 부린다고 될 일이더냐?

큰 누나 둘째 누나도 다 그렇게 스스로 길을 찾더라구.

그러니 네 앞 길도 안달은 안 하마.

남은 시간 동안 최선을 다 하고 결과는 기쁘게 받아 들이자꾸나.

근데~~~아들??

힘들면 삼십분만 해도 돼~~

아니년 더 짧게라도....

엄마가 잠 들면 그만하고 네 방으로 가도 돼.

알았지?

고맙다 아들~~~사랑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