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주 4.5일 근무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868

사소한 행복


BY 판도라 2009-07-09

결혼후 내 작은 소망은

남편출근시키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음악 크게 틀어놓고 집 청소하는 것이었다.

또, 청소가 끝나고 클래식 한자락에 커피 한수푼.

그게 내가 바라는 소망이었다.

 

오늘 아침. 난 처음으로 그 소망의 반쪽을 실현했다.

항상 아침에 밥먹고 설거지 통에 그릇 쑤셔박고 나가기 바빴는데.

오늘은 방학하고 처음으로 아무 일정이 없는 날이다.

 

아침에 아이 밥먹여 학교 보내고, 라디오 볼륨을 올렸다.

문 활짝 열고 이불털어내고 방안 여기저기 놓인 뱀허물을 주워서 세탁기에 넣었다.

청소기 윙윙 돌리고 걸래질하고..

애고 그렇게 두시간이 지났다.

라디오 DJ목소리에 대꾸도 하며 흐르는 노랫가락 따라부르며.

그리고 지금 그윽한 국화향 가득 국화차를 앞에 놓고 있다.

커피는 속이 아파서 요즘 피하고 있다.

그런데 커피향보다 진한 국화향이 온입안가득. 온 몸을 휘감는다.

맑아지는 뇌..

 

투박한 관악기 소리가 나를 달랜다.

웅장한 오케스트라 소리가 내 심장을 흔든다.

 

조용히 눈을 감고 빗소리 벗삼아 흐르는 음악을 듣는다.

15년 만의 소원성취다.

반쪽짜리 소원이지만..

작은 소원하나 이루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내 소원이 이루어지리라..

디비디 바비디 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