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랑이 고프다.. (\'09. 6. 11)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분다...
그리운 친구가 생각난다. 오늘처럼 맑고 바람이 많이 불던 날.....
사진 찍는 걸 무지 싫어했던 나였기에 내 사진 한 장 가지지 못했던 그 친구는
맘껏 날 찍어도 좋다는 허락에 뛸 듯이 기뻐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었다.
그 친구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내 사진을 가지고 있을까....
난 그 날의 사진들을 아직 가지고 있다.
그 사진에는 내 모습만 찍혀있지만 사실 은 그 날의 추억도 함께 찍혀있다.
그 사진을 볼 때마다 난 그 아이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
내 사진속에서 그 아이는 19살로 성장을 멈춘채 나를 보고 웃고 있다.
늘 불안하고 흔들리는 내 눈동자속에서 그 아이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은 채 그저
내 곁에 있기만을 소망했는데....
난 그것마저도 허락해 주지 않았었나보다...
말로는 한 적이 없지만 늘 어디론가로 떠나기를 소망했던 내 모습에 그 아이는
이미 날 소유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를 소유하기엔 너무 날 좋아했던 것이다.
나를 좋아하기에 날 가두지 못하고 잡지 못했던 그 아이.....
그 아이가 자꾸 생각나는 것은 아마.... 그 시절에만 있을 수 있는 \'순수\' 때문일 것이다.
더럽혀 지지 않은 순수함으로 온전히 나를 좋아해 주었고
자기의 감정으로 욕심을 내지 않고 날 보내주었기에
이렇듯 기억에 남아서 그리워하게 만들수 있었을 것이다.
아...
사랑은 어쩌면 이렇게 아이러니한 것일까....
정작 사랑해서 함께 있게 되면 날아가고프고, 눈물로 보내주고 나면
그립게 되는....
그 사랑이......왜 이리 고픈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