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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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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들은 머리가 길다


BY 정자 2009-06-11

 

남편이 머리를 길게 하고 상투를 틀고 묽고 따고 한지
거의 5년이 다 되간다.
시아버지도 포기한 그 머리가 이젠 어깨를 넘어 허리를 향해 열심히
삼손처럼 자라고 있다.

시아버님이 암 수술을 두 번하시느라 병원에 입원을 하셨는데
큰 아들은 오지말라고 하셨단다.
\" 오기 전 머리 짜르고 와라?\"

그 말을 들은 울 남편은 엄청 효자인데
그래도 그렇게 긴 머리를 묶고 모자를 쓰고 병문안 갔더니
\" 니 이발비 내가 줄까?\"

환자나 아들이나 멀리서 보면 둘이 아웅다웅하시는데
시아버님 머리도 노란색으로 짙은 갈색머리시다.
흰머리를 너무 까맣게 하면 촌스럽다고 갈색으로 염색을 하셨다.

문제는 종손인 손자다.
\" 아빠! 나 머리자를께 돈 좀 줘?\"
아빠한테 돈 받고 할아버지한테 또 돈을 받고 그렇게 학교에 가서
몇 주후에 돌아오면 그 머리가 그대로다.

\" 야! 이눔아 돈 가져간거 뭐했어?\"
\" 아! 머리 짤랐어유~~\"
남편은 돈만 딸국 먹었다고 고성방가고 그 아들은 너무 지저분하게 아빠처럼 기르는 것은 맘에 안든다고 기장만 살짝 다듬었다고 우긴다.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 엄마! 나 차비없어유~~\"
그걸 그대로 보여주니 남편은 통회키를 쭈욱 누르더니
\" 너 임마! 할아버지한테 용돈 받았다면서 무슨 돈이 없냐? 임마?\"
어어 으응!! 몇 마디 하더니 전화를 끊는다.
\" 왜 그래? 어떻게 해? 데릴러가? 돈을 보내?\"

무슨 말을 해도 아무 대답이 없다. 거참 이상하네.
우리집 남자들은 여자들보다 머리가 길어 삔가지고 싸워. 모자가지고 싸워.
바지가지고도 싸우고 또 한번은 팬티때문에 싸운다.
\" 넌 입기만하면  엉덩이가 뜯어지냐? 어디서 뭔 짓을 하길래?\"
\" 그거 아빠가 입은 거잖어?\"
아들은 괜히 나만 갖고 그런다고 툴툴댄다.

그런 아들이 놀토에 와서 아빠 머리끈을 몽땅 가져갔나 보다.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 당장 삔이든 고무줄이든 한 박스 사 와?\"

무슨 한 박스를 사오냐고 타박을 줬다.
제발 한 남자라도 머리를 정리를 하든지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