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뜰에 감나무가 있다
배추를 씻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감꽃이 떨어졌다.
반가운 마음에 한잎을 주워보니 쬐꼬만 감이 달렸다
그 순간 혼자 비시시 웃었다
어릴적엔 늘 배가고팠기에 감꽃이 떨어지면 주워서 먹고
감꽃이 떨어지면 주워서 목걸이 만들었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감꽃이 떨어지고 나면 떫은 아기 감도 떨어질 때가 있다
오늘 처럼 비가 내리는 다음 날 감나무 아래 가 보면 콩알만한 감들이
우수수 떨어져 딩군다
어린 시절엔 남에 감나무 밑에 떨어진 감도 줍는 것이 나쁜일인 줄 알았다
오늘 처럼 비가 내린 다음 날 아침 일찍 그 감나무 밑에 가려면
주인에게 혼나면 어쩌나 주인집 개가 짖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였다.
떨어져 버리워질 그 떫은 감이
우리들에겐 좋은 간식거리였기 때문이다.
혼자 일하다 감꽃을 주으며 아무도 몰레 씨익 웃어본다
추억에 젖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