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여 너무도 고독하여 그리하여 망망대해 홀로 떠있는 섬인 양 슬펐던 날
무력감에 눈물이 꽉 차서 짠 소금기로 내 몸 전체가 절여진듯 후줄근한 날이 있었다.
직장에서 진행하는 업무는 비교적 까탈 하지 않은 내용이었다.
TV 홈쇼핑 채널에서 휴대폰 기기를 무료로 주고 2년간 약정으로 통신사 이동하는 방송이 나가면 접수된 고객님에게 배송지 확인, 통신 요금 안내, 결제 계좌, 휴대폰 명의자와 주문자 확인, 휴대폰 기기의 색상이 블랙인지 레드인지 확인해 드리고 현재 이용하고 있는 통신사가 어디인지 통화 후 전산 입력 처리만 하면 되는데
평소 처리하던 업무와 비교하면 너무도 수월한 업무였지만
이상하게 힘든 업무를 진행할때 보다 더 더욱 마음이 축 쳐지는 날이었다.
사실 이유 없는 결과가 어디 있으랴~~
정스럽던 동료가 많이 이직하고 최근에는 같은 파트에서 근무하던 동료가 다른 센터로 파견까지 대거 나가다 보니 안 그래도 외로운 처지에 ...
점심을 먹고 잠시 멍하니 앉았다가
반짝 스치고 지나가는 묘안이 떠올랐다.
왜 그런 생각을 진작 못했을까?
사실 나는 휴대폰에 문자 보내기가 서툴다
게다가 지난 오월 어버이 날에 아들과 딸아이는 내게 최신 기종의 DMB 방송까지 선명하게 나오는 휴대폰을 선물해줘서 그동안 조금 눈에 익어가던 자판이 또다시 낯설어 헤매는 중인데
나의 이러저러한 이유로 본의 아니게 내게 전달된 문자 메세지는 애들 표현을 빌자면 종종 잘 씹게 되는 것이다.
30분 정도 여유 시간이 있어 인터넷 창을 열어 휴대폰이 아닌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하여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하였다.
직장을 떠난 동료에게도 파견나간 동료에게도
소식이 뜸했던 지인에게도
짧은 문자 메세지 80자안에 내 마음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점심 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리고
다시 오후 근무가 시작되었다.
문자를 보내고 얼마가 지났을까?
진동으로 놓아 두었던 휴대폰이 바빠지기 시작~~
고객과의 통화 중이라 바로 확인은 못했지만
통화가 종료되고 나서 답장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어보니
주변에 많은 고마운이들이 모두 따듯한 마음으로 뒤에서 나를 성원하고 늘 잊지 않고 있음이 보여서 순간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끔 스스로 자신의 고독한 섬에 갇히게 되어 허우적 거릴 때 누군가 나를 찾아 나의 섬에 다가와 주기만을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노 저어 찾아 나서기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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