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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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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흔 두살의 유치원 교사 4


BY 생수 2009-06-05

올해 다섯살 하은이는 개성이 강하다.

간식을 먹을 때도 자기가 마음에 드는 자리와 간식 그릇이 아니면 울기부터한다.

오늘도 도우미 선생님께서 간식 배식을 마치고 나에게 오셔서

\"선생님 또 하은이가 우네요. 제가 아무리 달래도 안되니 선생님이 가보셔요\"

하시길래 나왔더니 다른 아이들은 간식을 먹는데 혼자 울고 있다.

왜그런가 보았더니 내일 있을 시장놀이 준비로 간식접시가 모두 행사장에 미리 가 있는 바람에 씨리얼 그릇에 참외가 담겨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접시가 아니니 당연히 우는 것이었다.

난 모르는 척 하면서

\"어? 하은이 왜 울고 있어?\"

하고 다가가 앉으니 다른 아이들이 접시가 바뀌어서 운다고 친절히 설명을 해 준다.

\"아하! 하은이는 몰랐구나.  우리가 내일 강당에서 시장놀이 하기로 한거 기억하고 있니?\"

끄덕끄덕한다.

\"그럼 떡볶이랑 과자랑 요구르트도 팔기로 한것도 기억하겠네?\"

또 끄덕끄덕

\"그래서 접시를 모두 강당으로 가져다 놓았는데 하은이에게 미쳐 설명을 못해주었네, 미안해서 어쩌지?\"

가만히 있는다.

\"하은이가 그 접시에 못먹어서 속상했구나?\"

끄덕끄덕

\"어쩌지!  하은이도 내일 떡볶이 사먹을거지?\"

끄덕끄덕

\"그럼 어떻게 하지?\"

내얼굴을 가만히 쳐다본다.

\"선생님 생각에는 오늘만 여기에 담아먹으면 내일은 맛있는 떡볶이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은이

생각은 어때?\"

역시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선생님은 이 그릇에 참외가 담겨 있으니 정말 맛있게 보이는데 하나만 먹어봐도 될까?\"

끄덕끄덕

\" 와 맛있다!  너희들은 어때?\"

다른 친구들이 덩달아 맛있다고 얘기하자

\"하은이도 한번 먹어볼래?\"

끄덕끄덕

그후에 어떻게 되었냐구요?

다 먹고 난 후 더 달라고 주방으로 왔답니다.

우리 도우미 선생님 왈

\"선생님 진짜 대단하시다니까!\"

저는 승리의 브이자를 보이며 환하게 웃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