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과 우리 사무실 사이엔 담 대신 높은 샤시로 울타리가 있다.
그 사이 가로 1미터가 안 되고 세로 13미터 정도 아스팔트 마당
울타리 밑을 흙으로 남겨 벽돌로 경계석을 대신해 작년부터 꽃밭을
가꾸고 있다 남들은 아직 허접한 그 곳을 웃으며 바라보지만 난
미래의 꿈과 현재의 위안과 복합적인 감정들을 담아 그 곳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요즘 가장 많고 또한 행복하다
급한 마음에 화원에 들려 월동이 된다는 꽃들을 많이도 사다
날렸다 이름도 모르는 낯선 꽃들 화려하고 초라하지 않은 모습으로
변모시키려는 마음이 앞서 자꾸만 사다 심었다.
잠시 시간내어 들길을 걷는다 초록 풀숲에 노란 애기똥풀이
금방 하늘에서 뚝뚝 떨어진 별처럼 선명하고 곱다.
보랏빛 엉겅퀴가 동그란 꽃망울을 말아올려 커다란 나비 한 마리
호박벌 한 마리를 핀처럼 올려놓고 하늘거린다.
너무 작아 잘 보이지 않는 꽃들도 주저앉아 바라보면 눈물이나고
씀바귀,고들빼기 노란 꽃들도 마냥 지천으로 피어 흔들리며 곱기만
하다 내 마당으로 돌아와 화려하기만 한 꽃밭이 한없이 초라하고
감동이 없다 훌 뽑아 버릴까 변덕스런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꽃은 좋아 참고 호미와 양동이를 들고 들판을 헤매 들꽃을
내 꽃밭에 옮겨 보지만 있어야 할 곳에 있을때 제 빛이 난다.
몸살을 앓는 들꽃들을 보면서 난 미안함을 느낀다.
그 옛날 어둑어둑 어둠이 내리는 날 마루끝에 앉아 산골 무서움을
좆기위해 불렀던 노래.
가을밤 외로운 밤 벌레우는 밤 초가집 뒷산길 어두워지면 엄마
품이 그리워 눈물나오면 마루끝에 나와 앉아 별만 헵니다.
외로움을 알았을까.
무엇인가 우는 밤은 외로운가 보다.
혼자 쓸쓸히 걸어보는 논둑길 운다 개구리들이 운다.
군데군데 꽃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찔레꽃이 유령처럼 펴있다.
악을 쓰고 개구리가 운다.
오늘은 내 마음이 그 소리를 사랑의 세레나데 라고 우기고 싶지 않다.
인공적으로 후다닥 만든 내 꽃밭은 감동이 없다.
말없이 피어나 흔들리는 들꽃은 감동이 있고 흐드러진 찔레꽃은
눈물이난다 오늘 나도 눈물이 난다
왜 그런가 했더니 무엇인가 우는 밤에는 눈물이 났듯이 어느 곳에서
꾸밈없는 한 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울고있기 때문이였다.
그분이 무엇을 잘하고 잘못했는지 무식한 난 모른다.
그저 꾸밈없는 것들에 감동을 느끼고 눈물이 났듯 바보스럽도록
천진스런 그 미소가 날 눈물나게한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
그들은 좋겠다.
바보스럽게 웃어 주지만 정말 바보가 아닌 그 사람좋은 분과
또 눈물나는 추억들을 만들 수 있으니
무엇이든 울어대는 밤이면 나도 눈물이난다.
자연 닮은 소박한 미소에 난 눈물이 난다.
머리 숙여 그 이름이 할미꽃이냐
꽃이 진 뒤 할미꽃을 다시 보거라.
하얀 백발 풀어헤친 그 모습 진정 할미꽃의
참모습이 거기 있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