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결혼을 내가 왜 했지 하고 반문하곤 하지..
오늘 같은날..
어디가 딱히 아픈건 아닌데
그냥 머리도 아픈것 같구 팔 다리도 조금은 쑤신것 같구 이불을 부여잡고 딩굴딩굴대면서 일어나 부산떨기 싫은날 있잖아.
뜨기싫은눈 게슴츠레하게떠서 바라본 시계는 어는새 11시가 넘어가고
거실에서 아이들 쿵쾅거리는 소리는\" 울엄마 밥 언제 줄려나\" 하는 소리로 되돌아 들려오는데
모처럼 쉬는 날이라구 울 신랑 유치원생 퍼즐놀이 하듯 온 방안에 낚시도구 늘여놓은채 조물락거리고만 있으니
구기고 구겨서 침대속으로만 넣고 싶은 내 몸은 몸따로 마음따로 부시럭 일어나 주방으로 가고 있는 거야.
그냥 혼자면 배고플때까지 부비적 거려도 되는데..
식탁 차리자마자 달려드는 울 아들,딸.. 속없는 울신랑
후루룩 쩝쩝 맛나게도 먹는데 왜 그렇게 그모습이 날 작게만 만드는 것일까.
오늘 같은날.
딱 오늘 같은 날은
한번쯤 영화속에서처럼 나도 침대헤드에 기대어 남편이 타다준 커피한잔 마시고
하얀 침대보 부여잡고 발가락 오그리며 꼬물랑꼬물랑 호사한번 부려보고 싶다하고 망상속에 젖어보는거지.
영화는 현실이 아니라지만 드라마속의 가슴 설레게 만드는 남자들은 순정만화속의 주인공들이라지만
봄바람 살살부는 이런날은 상상이 아닌 현실속에서의 영화속 귀여운 여인이 되고싶은 거지.
오늘 같은 날
한번쯤은 나도 줄리야 로버츠였음 좋겠다고 멍한 눈으로 헤매고 있는데...
딸그닥 딸그닥 싱크대에 밥그릇 놓여지는 소리, 숟가락 담궈지는 소리에
자동적으로 반찬그릇 정리해서 냉장고에 가지런히 넣어두고는 빈물병에 물을 담고 있는 날 보는거지.
나도 모르게 피식 새어나오는 웃음.
영락없이 난 아줌마인가 보다.
[출처] 오늘 같은 날... ([작은 자세로 보면...]) |작성자 잊지않는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