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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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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녕 아줌마이고 싶습니다


BY 들풀향기 2009-04-28

몇칠째 감기땜에 고생을 했다

지금도 완치된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인생의 싸이클은 그대로 돌아간다

나 혼자 나름데로 자유인이라 생각했었는데 그건 내 생각이였을뿐

진정한 자유인은 못된것 같다

 

남편과 몸의 컨디션자체가 같은 싸이클로 돌아가는게

짜증이 난다

내가 아플땐 남편이라도 안 아파야 하는데

우린 꼭 같이 아파서 이중고를 겪게된다.

 

천생연분이 이런건지.........

화가 치밀었다

 

토욜부터 힘들고 아파서 저녁할 기운도 없길래

대충 외식을 하고 약을 한웅큼 입에 털어넣었다

비타민도 이것저것 한웅큼 먹고 쌍화탕도

뜨겁게 데워서 마셨다

 

밥도 밥이지만 약을 많이 먹었더니 배가불러 죽을지경이다

그렇게 바로 잠자리에들었다.

 

약의 기운을 빌어 아침엔 그래도 일찍 일어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부엌살림은 엉망이다

뭣하나 제대로 먹을것이 없었다

 

지난번 친구가 담궈준 파김치와

옆동 언니가 친정엄마가 담가줬다는

얼가리+열무 김치와 오이소박이뿐 냉장고를 아무리 열어 보아도 먹을것이 없다

 

하는수 없이 꽁치 2캔을 사다 김장김치로 찌게를 끓였다

남편과 아이가 일어나기 전에 부지런을 떨었다

 

남편이 좋아하는 당근케잌도 하나 굽고

아들이 좋아하는 초코칩쿠키도 한 접시 구워 내니

몇시간은 지난듯 싶다

 

두 남자가 눈을 비비며 일어나 식탁을 둘러보더니 못내못내 두리번 거린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우리집에 우렁각시가 숨어있는것 같다고 한다

 

그랬다

우렁각시 이고 싶다

삽시간에 후딱 끝내고 앞치마 후룰 접어 던지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우렁각시이고 싶다

 

여자는

아내는

엄마는....

아파도 힘을 내야 한다

 

원더우먼....을 떠나 마징가 젵트라도 되야 1인 3역은 거뜬히 해낼것 같다

 

내가 아프다고 누군가 나의 일을 덜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것이 햇가족의 비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감기도 1박2일로 족하다

더 누워있을 형편이 못된다

 

그냥 아파도 후룰털고 일어나

씩씩하게 하루를 살아야 한다

 

오~~~~~

신이시여~~~~

 

나에게 식지않는 에너지를 주시옵소서

 

정녕 앓아 누워서는 안될

그 무언가를 능가하는 힘을 주시옵소서

 

이렇게 강한 파워가 바로 아줌마의 파워이며

이가정......

나아가서는

이....나라를 지키는 진정한 아줌마로 거듭나게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