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나고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방학 더불어
한 4개월 참 길고도 긴 시간이였다.
휼륭한 부모는 아니였어도 부족한 부모는 아니였던지
가고싶은 곳 먹고 싶은 것 하고 싶고 쓰고 싶은 것
부족하지 않게 배려해 보낸 아들이기에 갑자기 내려간
기온탓에 숲 속 즐비한 계단에서 벌벌 떨고선 아들에게
가슴 내밀어 따뜻한 포옹과 하이파이브로 쿨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와서도 씩씩하게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질이 고생 시키다 입대 시켰다면 마음이 많이
아파 울었겠지만 제 누릴것 다 누리다 가는 녀석이라
보내기 전 허성거리든 마음과는 달리 마음이
다 잡아진다.
입대 며칠 앞두고 무슨 심경에 변화인지 갑자기
몸에 새긴 타투 그 하나가 내내 맘에 걸리기는 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몫.
잘 하리라 아들을 믿는다
에미로서 어쩌면 나약하기만 할 아들을 진정한 사나이로
길러주지 못하는 부분을 2년 동안이나 맡아 잘 길러 주신다니
그 또한 나라에 감사한 마음이다.
아들을 보낸 마음이 채 가라 앉기도 전에 또 딸아이의
6월부터 어학연수를 신청하고 떠나기로 했다.
어쩌면 연장될 확률까지 꽤 긴 시간이 될 듯 하다.
가끔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다.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가족이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면서도
또 때로는 그들이 걸림돌이 된다는 착각 속에 빠지기도 한다.
그 생각이 착각이 아니라면 나, 두 아이를 잠시 떠나보내며
2년의 도약을 기약해 본다.
2년후에 크게 자라 다시 돌아올 아이들
나 또한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모습 아닌훌쩍 변해있는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
눈물이나 흘리며 안주해 있을 시간이 없다.
참 다행이다 내가 이렇게 바삐 산다는 것이
아이들의 빈자리를 길게 깊게 들여다 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
아들방을 깨끗이 정리해 놓고 엄마 마음은 아랑곳 없이
연수비 계약금을 넣어 달라며 계좌를 찍어 보내는 딸에게
이유도 없는 짜증을 한 보따리 퍼 붇고 마음이 좋질 않다.
엄마보다 더 씩씩한 아이들 다 보내고 나도 더 크고
씩씩한 목소리로 날 위한 파이팅을 외쳐보려 한다.
훗날 설레이는 마음으로 내 자식들을 맞고 싶다.
더 당당하게 멋진 엄마로 내 아이들을 맞이하고 싶다.
하하! 아들은 벌써 제대를 향해 3일이나 갔다.
멋진 엄마로 아들을 맞기위한 내 마음도 분주해진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헛되지 않을 삶을 보내고 다시
만날 그날을 위해 다부진 마음의 각오로 나 오늘 더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