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말썽이다.
모니터에 새파란 하늘색 화면이 뜨고
하얀색 영어 글자가 잔뜩 나온다. 쏼라쏼라쏼랄라...
맨처음 이화면이 떴을때 정말 놀랬다.
이거를 글자라고 읽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읽자니 고생이고 가만 있자니 무식이 한심하고..
사실 뭐 읽을 생각조차 없었다. 모르니깡, ㅎㅎ
4월 18일 토요일
또 그 현상이 발생됐다.
저녁에 음악회 있다고 동동거리는데
컴까지 말썽이니 갑자기 세상이 캄캄하다
그동안 모니터를 통해 세상을 보고
모니터 안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살았으니
갑자기 전등이 꺼진것 맹키 캄캄한거 당연한 일이다.
찬찬히..
내가 뭐 이런일 첨 당한것도 아니고, 산골 촌뇬한테 누구 도와줄 사람도 엄꼬..
함 읽어 보는거다. 어차피 안읽어서 도움될 일도 아니고..
떠듬떠듬 영어글자를 관찰하여 된장식 해설로 주석을 다니 참 희안하다.
\'당신의 컴퓨터, 윈도매디어가 셧 다운 되었다. 하드웨어나 솝트웨어가 손상을 입었다.
만약에 이 현상이 처음 발생한 것이면 당신의 컴퓨터를 리셋팅해 보아라\'
\'그래서 안되면 하드웨어, 솝트웨어에게 물어 보아라\'
으와! 말 된다. 해석이 쪼매 된다.ㅎㅎㅎ
그런데..
이기 미칬나? 하드웨어, 솝트웨어가 대답을 해야 내가 물어보지럴,
..
일단은, 읽으니 안읽은 것보다 열배 나은걸,
시킨대로 함 해 보자.
무조건 모든 컴퓨터에 연결된 플러그를 있는대로 다 뽑았다.
붓으로 톨톨 털어서 입으로 호~ 불어 다시 연결하고 \'파워\' 버튼을 꾸욱^ 누지르니
온다. 떳다! 야호~!!!
그렇게 토요일에 잠시 쓰고난 후,
..
19일(일요일)
이래저래 바쁘고 난 오후에 음악회 관련 동영상을 올리려 컴퓨러를 켜니
또 어제의 그 하늘색 화면이 뜨고 영어로 무어라 씨부렁거린다. 크흐..
내 인쟈 읽을줄 알거든~ 후훗.
그런데 어째 물어보락꼬.. \'하드웨어, 솝트웨어.. 니 임마, 대답좀 해바라!\'
에라이~! 뜯어보는 것이얍.
컴퓨러 몸을 꺼내 가주고 드라이버를 들고 이래저래 뚜껑을 밀어내 뜯어내어
먼지가 덕지덕찌 쌓인 내부를 몽땅 들고 마당으로 나가
물걸래로 싹싹 닦아내고 수많은 붙임질과 땜빵질의 전자회로판을 딜따보고
고개를 꾸덕꾸덕 (문지가 쌓였구나..)
페인트 칠할때 쓰는 붓으로 톨톨 쓱싹 털어내어 입으로 후~ 불으니 꺅!
내얼굴에 먼지가 다 올라오는 것이야. 캑캑<< 엣취~! 코가 간질거려 기침 좀 하고..
강풍을 불어넣기 위해 헤어드라이어로 쏴~~~~~ 바람을 불어 넣으니
아직도 먼지가 풀풀 난다. 크흐......
이거 에북 똑똑한 처방인거 같은데 예전에 누가 갈챠준 방법이다.
그렇게 좀 클린해가주고 다시 뚜껑을 닫고 주변을 쓱쓱싹싹 좀 닦아서
제자리에 놓고 모든 플러그를 꽂으니 버쩍버쩍 불이 들오면서 화안~해졌다.
꺄오~ 지긴다. 딘장녀, 니 똑똑데이~
궁디 토닥토닥, 머리 쓰다듬(셀프) 잘했군, 잘했스, 그렇키 딘장녀라~지,
우쨌기나, 딘장녀, 내꺼는 내가 곤친다.
궁하면 통한다꼬.......
`09, 4, 19
토함산 된장녀의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