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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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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이르시네.


BY 오월 2009-04-11

화려한 색색의 가을을 보내고 나무는 잠이들었다.

무겁게 내리 누르는 하늘 하나를 이불삼아 긴

겨울내내 몰아치는 온갖 폭풍도 의연하게 불평없이

견디면서도 잿빛 겨울 숲 그 안에서는 코고는 소리

깊은 잠에 빠진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달게달게 그 겨울을 견디어 낸다.

발가 벗겨진채 혹한에 떨고난 겨울 끝

그리고 새봄 그들은 축복을 받는다.

잎도 돋지않은 온갖 나무에도 벙글어진 꽃을

피워주신다 잎먼저 돋는 나무에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연둣빛 잎새들로 그들의 장한 모습을 빛나게

꾸며 축복하신다.

 

하지만 우리들은 겹겹이 껴입은 옷자락을 꽁꽁 여미고

언제나 봄이 오나  스스로 자신을 볶아가며

안달의 세월을 보냈다.

긴 겨울을 보내고 화사한 꽃들이 만발한 어느날 확연

하게 느껴지는 하나  겨울을 나고나면 나이 먹은 사람들이

갑자기 늙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참 곱다고 느낀 지인들이 겨울을 나고난 어느날 한결같이

참 많이 늙었다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오늘 아침 52살

남편의 얼굴에서도 그와 똑같은 느낌을 받았고 전신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에서도 탄력잃고 주글거리는

 

 늙음의 징조들이 확연히 보인다.

어느 화장품 광고에서 나이는 세월로 먹는게 아니고

어느날 세월만큼 한꺼번에 먹는다는 광고를 본 듯 하다.

그 말에 의미를 알거같다.

사람이 아무리 위대해도 말없는 자연앞에 세상 살아가며

깨닫는게 정말 많다.

어떤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다

오늘은 불교 합창단의 일원으로 불사를 이루는 절에

점안식을 봉행하로 갔다.

절 지붕끝에 매달려 뎅그랑 거리는 풍경소리 그 소리에

한없이 내 마음이 맑아지고 고요해 지니 그 소리도

 

법문이요 맑은 계곡물 흐르는 곳에 돌하나 들춰보니

아직 짙어지지 않은 옅은 색 어린 가재가 제빠르게

도망치는 모습에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그 모습.

반가워 가슴 터질듯 부풀었으니 이 또한 법문이요

흐드러진 진달래가 벚꽃이 목련이 앵두꽃이 연둣빛 애기

잎새들이 마음가득 기쁨을 주었으니 그 또한 법문이요

맑은 목소리 산새들 탁한귀 뚫어주니 그 또한 법문이요

들꽃하나 피는 모습에도 허리굽혀 환호하니 그 또한

법문이다  의연하게 견디어내고 당당하게 터지는

 위대한 아름다움 그 앞에

초라한  두 손 합장하고 머리숙여

\"성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