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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87

봄나물 타령


BY 들풀향기 2009-04-06

몇칠전 부터 봄나물 타령인 남편

어디가면 봄나물을 먹을수 있을까?

눈만 뜨면 묻는다

 

점심식사는 회사앞 보리밥집이 있는데

그곳에 봄나물이 많이 나왔는데 맛있게 먹었다고

자랑한다

 

식당 주인 아주머니를 꼭 장모님 대하듯

장모님이 해준 봄나물을 먹어대듯....

그렇게 하루 이틀 보내며

집에오면 또 봄나물 타령이다

 

내 더는 못듣겠다

이번주에 들판으로....산으로....

기필코 봄나물을 뜯으러 갈것이다

 

일요일 눈을 떳다

작은아들은 친구 아빠가 일산에 모터쇼에 데리고 간다해서

그집에 딸려 보내고

오붓하게 둘이서 늦잠이나 자 볼까 했더니

 

그놈의 봄나물 타령 또 한다

냉인지, 달랜지, 씀바귀인지도 모르는

서울 촌놈^^ 이 나물타령을 하니

시골 촌년^^ 인 내가 나서야 일이 해결 될것 같아

 

그래 부부를 떠나 우린 동지임에 틀림 없는거야

그래 남편에게 충성을 다해야

돈도 잘 벌어 올꺼 아닌가.....

 

군대 내무반에서 기상을 하듯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남편에게

소리첬다

 

충성! (거수경례)를 하며.....

당신을 위해 오늘 필드로 나가 봄나물을

뜯어 보겠습니다.

 

기필코 달래 냉이 를 케어

뚝배기에 보글보글 된장찌게를 끓여

올리겠습니다.

 

멋지고 풍성하고 맛있는 저녁 식탁을

그려보십시요!

 

이런 나를 몹시 사랑스럽게 대해주는 남편......

거기에 힘입어.....

 

아침을 할 기운이 없으니 아침겸 점심은

된장찌게가 죽여주고

나물이 풍성한 금남리에 보리밥집으로 모시겠습니다.....

 

남편은.....뭐든지.....

그려그려 오케...오케.....

 

그리하여

점심은 그곳에서 해결하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냉이를 케고

또....차를타고 나물이 있을만한곳에 세워주면

난 또 나물을 케고....

 

냉이 조금

달래 조금(행운이었다 달래를 발견한건)

돌미나리 조금....

민들레 조금....

캐다보니

저녁은 모듬나물 정식이 된것 같다

 

직접 케서 먹는 냉이와 달래 향기는 .....

이봄의 향기를 다 먹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향기롭다......

 

남편은 밥을 두공기나 먹었다

너무 맛있다고.....

 

그렇게 칭얼대던 봄나물 타령이 입에서

쏙 .... 들어갔다.

 

담엔 산으로 두릅이나 따러 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