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빨았다.
빨아먹었다, 막대사탕을.
화이트데이 날, 아들녀석이 사탕 한 봉지를 내밀었다.
길을 다닐 때 어린 아이들이나 여학생들이
주로 많이 먹는 그 막대사탕을 받았지만
딸들이 한 주먹씩 꺼내간 헤 벌어진 모습 그대로
문갑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못 이기는 척 슬쩍 하나를 집었다.
씌운 포장지는 마음처럼 쉽게 뜯겨지지 않아 도구를 이용했다.
진달래빛의 알몸을 드러냈다.
호기심어린 눈 빛으로 살짝 혀끝으로 맛을 보았다.
딸기 맛이 감돌며 신맛이 났다.
눈을 한 번 질끈 감고는 고개를 저어본다.
10원주고 학교앞 문방구에서 사먹던 눈깔사탕.
40~50대라면 기억 할 것이다.
크기도 해서 친구들과 한 개를 부숴 나누어 먹고 부셔진 가루까지
아까워 검지손에 침을 묻혀 찍어 먹던 사탕.
잘 녹지도 않아 집으로 돌아오는 10리길이 심심하지 않았다.
또한 쫄쫄이. 꿀맛 쫀드기, 아폴로등도 잊을 수 없는 주전부리다.
초등학생들로부터 여전히 사랑을 받고 있는 불량식품이다.
오른손으로 잡고 빙빙 돌려가며 열심히 빨고 있는 모습을
딸에게 들켜 버렸다.
작은 딸이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아무리 사탕이 굴러다녀도 손 한 번 대지 않던
엄마였기 때문이다.
\"뭔 맛인지 궁금해, 빨아 먹어 봤어!\"
동지애를 표한 것인가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