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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64) 오차없이 충족 !


BY 남상순 2009-02-27

 

 

요즘 며느리가 미국에서 와서 참 좋습니다.
엊그제 남편이 들어오면서 손에 뭘 들고 들어오더군요
어떤 분이 연한 호박잎을 따서 주었대요 집에 가서 쪄서 쌈 싸 먹으라고요
내 앞에 내미는데 순간 제가 중얼거렸죠

\"이거 좋아하시는데 깜박 잊어먹고 아무래도 내가 말려버릴 것만 같다\"

다음날 아침 시차적응도 안된 며느리가 아침상을 차린다고 주방에서 거동하더군요
\"아니 이럴수가!\" 벌써 호박잎을 쪄서 솥안에 따끈하게 마련해 놓은거예요    

시아버지는 오직 호박잎에 된장으로 식사를 끝내더군요
호박잎이 사실 뭐가 맛이있어요? 그저 까끌까끌하고 맛도 없던데...
고향집 엄니가 해주시던 비상 반찬에 불과하건만 어릴때 추억을 먹는 것이겠지요
식탁에 이것저것 늘어놓은 반찬들이 무색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에 무슨 국을 끓일까 생각하고 있었지요
오래전부터 미역국이 먹고 싶었는데 마음에 드는 한우소고기가 없었고
또 혼자 먹자고 끓이는것도 그래서 못 끓였다고 했더니 며느리가 미역국을 끓이더군요
저는 며느리가 가장 좋아하는 갈치를 구웠어요

\"너 생선 중에 갈치를 제일 좋아하지?\" 했더니 \"예!\" 라고 하더군요

밥상에서 또 한번 놀랬어요 미역국을 입에 넣는 순간  

\"얘! 너 조선간장으로 간 했구나\"
\"어머니가 미역국은 꼭 조선간장으로 간을 해야 한다고 하셨자나요?\"
깊숙히 감추어 둔 조선간장을 어찌 찾았을까요?  보물처럼 아끼는건데...

저의 며느리가 이런 아이랍니다.

아침식탁에서 남편에게 읊어대었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잘 먹는 갈치를 굽고
며느리는 시어머니 잘 먹은 미역국을 끓였습니다.
\"여기 이 주방이 천국 아닌가요?\" 했더니만

남편이 뭐라는지 아세요?
\"잘 들 한다! 이 집은 여자들 천국이로구나!\"

호박쌈 어제 해준 것은 싸악! 입 씻어버리고
오늘 여자들 좋아하는 것 좀 먹겠다는데 이럴수가 있나요?
여자천국이 곧 남자천국이라는 사실을 알기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며느리는 말이 없는 편이지만 모든 사람의 필요가 무엇인지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하게 오차없이 충족시키는

특별한 은사를 갖고 있음에 감탄하며 삽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겠지요 관심이니까요
관심. 사랑은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며느리 자랑하는 나는 존씨옴마인가요 왕푼수인가요?  



이 사진은 아들과 이쁜 내 며느리 그리고 손녀딸 둘입니다

 

내 며느리가 아기를 안고 아줌마 컴 첫번 에버랜드에서 아줌마의 날 행사때

시어머니인 나랑 삼대가 참석하였고 아줌마 헌장을 제가 최초로 읽었는데

그때 품안에 있던 아가가 지금 10살 이렇게 컸어요 (안경쓴 아이)  세월 많이 흘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