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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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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3)


BY 오월 2009-02-27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했다.

영원히 같이 있고 싶어 결혼을 했다.

남편의 집은 부유하고 아내의 집은 가난하다.

남편은 쪼들림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다.

대학을 나와 공무원이 되었고 두 딸의 아빠가 되었다.

가까운 곳에 부모님이 계시고 분가해서 나온 남자는

처음으로 한 가족의 가장이라는 힘겨운 자리를

경험한다. 부모님으로 부터 경제적인 지원도 없다

 

집에 들어가면 어느 여자나 그렇듯 늘 돈돈 거리는

아내에게 짜증이 난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사는게 무의미 하고 재미도 없을 즘

우연히 아내의 친정집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한다.

늘 돈돈돈 거리든 아내가 남편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정금액을 아주 오랫동안 친정에 송금해온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은 배신감과 놀라움 아내에 대한 불신까지

술먹고 개차반같이 방탕한 생활을 시작한다.

아내도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장남이다 보니 시집에서 하는

아들타령에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친정도 아내에겐 너무나

가혹한 짐이다. 남편이 망가져 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아내

탓이다 결국 힘듦을 견디지 못한 부부는 갈라서고 만다.

딸둘과 남겨진 남편은 긴 3년여 시간을 아이들을 돌보며 생활한다.

 

아내의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남편을 떠난 아내도 아이들과 남편이 그리워 목이멘다.

어느날 남편에게 크게 깨달음 하나가 느껴진다.

내 아내가 일가 친척 제 식구도 모르는  악한 여자 였다면

제 부모도 몰라라 하는 마음씨의 여자였다면 내가 행복했을까.

순간 착한 아내가 너무나 고맙고 사랑스런 마음이 들고 어차피

살림은 아내가 하는거 아내역시 제 살궁리는 하면서 친정도 돌볼텐데

남자가 그 상황에서 조금 더 보내드리지 그랬느냐 멋진말 한마디

못해주고 옹졸하게 군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아내에게 말하길

너의 잘못된 점도 다 버리고 오너라

 

나의 잘못된 점도 다 고치겠다

그렇게 다시 재결합을 하고 일자리 하나를 구해 아내를 취직 시키고

아내가 버는 돈은 집에 보태지 말고 친정을 위해 써라 했더니

신바람난 아내는 힘든줄도 모르고 일하고 남편은 술 담배 다 끊고

두 딸 앞세워 일요일이면 네 식구가 교회에 나가고 남편의 꿈은

세상 살면서 악기 하나쯤 다룰줄 알아야 한다며 가족모두 하나의

악기를 배워 남들앞에 합주를 하는 게 꿈이라니 가끔 아내가 바빠

손수 튀김을 하다 데었다며 손을 보여주는 남자

버들강아지 피고 맑은 3월의 시냇물 졸졸 흐르고 따뜻한 봄바람

불어오는 봄오는 소리보다 못하지 않은 연둣빛 푸르름을 가진 남자.

 

늙지 않았던 나이의 그 경험이 자신에게는 너무나 소중해서

두고두고 살아가며 아내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산다는

그 남자의 이야기는 꽃보다 남자.

내가 꽃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만큼 남자도 사랑할 수 있음이로다.

아내의 잘못도 남편의 잘못도 크게 한번은 용서하라는 그 말.

사람이면 다 안다는 그 말

오래도록 내 살아가는 가슴 속에도 여운으로 남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