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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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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끝자락....


BY 들풀향기 2009-02-27

아들을 보낸지 2주가 되어간다.

급하게 보내느라 부식을 챙겨주지못해 아쉬워하던  남편이

어제는 전화를 걸어왔다

주말에 해외 출장을 가야하는데 애 부식사서 우체국에들려 보내구

다녀와야겠다구.

퇴근후 집앞마트에가 장을 봤다

평소에 아들이 좋아하는것을 뭐 보물찾기라도 하듯이 마트 구석구석을

뒤지며 장바구니에 넣었다 빼놨다 아님 추가 했다가....

또 넘 많다구 덜었다가....별별 쇼를 해가며 장을 봤다

장조림....깾잎....밤에 뿌려먹는거....3분카레...김...뭐 이런거다

같이 있으면 맛있는거 많이 해줄텐데.....

그럴려구 요리도 배우고 있는데....

참 아쉬워 진다

 

2월엔 지출이 너무 많아서 되도록 조금 살려고 하는 나

월급 다 갔다줬는데 니가 돈 내겠지 하며 아무생각없이 집어넣는 남편과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를 하며 장을 본다

결국엔 남편은 스니커즈 하나 사고싶다고 구경한번하자한다

어디가든 얄밉다

꼭 여자들이 하는 짖을 한다니까

어덯게든 하나 얻어입을려고 쇼핑만 갔다하면 찬스를 놓치지않구

뭘 하나사도 사니까 말이다

그래도 한달 수고 하면 월급날 쟈켓이든 와이셔츠든 잊지않고 하나씩 사다주것만

그것도 모자라 알량한 나의 재산에 눈독을 드리는지 모르겠다

그래 사고싶다는데 사라사 그넘의 스니커즈 노래를 부루더니 .....

신발장에 있는 구두와 스니커즈는 신발아닌가.....원 ....나....참

실실 웃으며 어린애처럼 좋아한다

그렇게 좋으면 잠잘때 꼭 끌어안고 자라고 비비꽈서 말했다

 

큰아들에게 보낼 부식은 2박스를

맞벌이에 형까지 가버리구 혼자 남아있는 작은아들에겐 1박스의 간식을 챙겨 장을 봤다

금액이 많이 나오자 남편이 하는말....얼마안되는거 같은데...내 신발값이 더 많네.....

아니 다행이군^^

 

나에게 2월이 이렇게 아쉬워 본 적은 처음인것 같다

다른달 보다 짧은 이월을 참 좋아했었는데.....

그건 아마도 처녀 시절에 좋아 했었나보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까 그런것 같다

직장생활을 할때 더 좋았던것 같다

1월엔 새해라 신정때 놀수 있구 월급에 보너스까지 타는달이고 조금있다

설날에 또 보너스에다 긴 연휴가 정말 좋았던것 같다

그렇게 보내다 보면 3월 월급은 꽁짜로 받는 느낌이였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정진없이 살다보니 짤은 하루는 더 짧고 한달도 훌쩍 다가와서

미처 정리도 못한 상태에서 새 달을 맞이하곤 한다

남편은 년봉재라 보너스가 따로 들어올일도 없구

새로운건 달 바뀌면 내야될 모든 청구서만이 내 책상앞에 차곡차곡 쌓일뿐이다

 

그렇게 바쁘게 2월의 끝자락에

난 서 있을 뿐이고.....

 

난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을 맞이할 뿐인데......

 

노란 햇살은 봄이라고 우길 뿐이고

난 아직도 내 맘속엔 겨울이 남아있을뿐인데

 

입춘지난지 오래이고

경칩이 코앞에 다가왔어도

난 아직 추울뿐인데.....

 

사람들은 봄 옷에 연연해 한다.

 

남들보다 한 계절을 앞서가야할 사람이것만

왜 이리 봄을 맞이 하기가 힘든지

알수가 없다

 

봄에대한 그리움과

아들의 대한 그리움이 짬봉이 되어

2월의 끝자락에서 헤메이고 있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