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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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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나이다 비나이다.


BY 오월 2009-02-10

2008년의 시작은 최악 이였다.

내가 하는 사업이 운수와 건설 천정부지

오르던 기름값과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건설기계

올스톱 해버렸던 건설 현장들 내가 사는 곳의 파업이

가장 늦게까지 협상이 이루어 지지 않다보니 겨울 비수기

한 철을 나고 다시 이어진 파업 때문에 현상 유지도 버거웠던

많은 동종업계가 부도와 휴업을 또는 위기를 맞고 있다.

다행이 그만큼의 시련은 아니지만 나 역시 예외일순 없어

십여년 없었던 일을 결국 감행하고 말았다.

 

12월 공사중지 명령과 함께 철수해 들어온 모든 장비 가사님들께

양해를 구하고 회사가 살아야 기사님들도 함께 살 수 있으니

모두 퇴사 처리를 하겠노라고 말씀 드리고 실업급여를 수령할 수

있도록 해 드렸다.

사대 보험료가 줄고 들어올 돈이 없어도 일단 기사님들

월급이 지급이 되질 않으니 그나마 버텨내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직장을 구하지 않고 끝까지 우릴 믿고 기다려 주는

가사님들은 거의 매일 같이 출근을 하고 사무실을 지키며 우릴

한결같이 도와주고 있다.

어려움을 생각하면 있을수 없는 일이기에 생각지도 못했는데 기사

님들이 자비를 걷어 신년 고사겸 창립 11주년 행사를 준비했다.

마음이 너무 고맙고 따뜻해 돼지 한 마리를 잡고 고사상을 정성껏

마련하고 두둑하게 봉투를 만들어 돼지입에 꽂아주며 기사님들께

 

조금이나마 즐거운 하루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윷놀이와

바베큐 파티에 참석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돈만 생각하면 고사하루 지내는 것도 다시 생각해볼 문제 였지만

빈 손으로 하나하나 마련한 장비들과 즐비하게 늘어선 차들을 보며

내 스스로 장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고 비록 지금 잠시 힘들어도

 

나 참 부자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기도 했다.

회사 유니폼을 입고 모두 참석하여 자신을 내친 회사에 내 일처럼

돕고 위하는 기사님들을 보며 내 차들이 장비들이 내 재산이라면

저분들 또한 내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 참 복이 많구나.

너무나 감사 하구나.

이제 곧 장비들이 투입될 것이다.

고마운 분들은 이제 다시 내 식구들이 되어 복직이 될 것이다.

 

올 해는 늘 마음은 있었지만 미루어진 한 가지 일을 꼭 하려고 한다.

퇴직할 때 고마운 사람들을 그냥 보내지 않고 몰래 가사님 한 분에

월 10만원 씩 적금을 하나씩 부어 드리려고 한다.

신용불량자가 되어 자신의 이름으로 통장도 만들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

내 이름으로 모두 통장을 만들고 혹 그분의 가정에 어려운 일이나

큰돈 들어갈 일이 있을때 몰래부은 적금을 드려야 겠다.

글은 나와의 약속을 다시 한번 다지기 위해 쓰는 것 혹 내 이름이여서

차곡차곡 모아진 돈에  욕심이 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귀하고 고마운 사람들 언젠가 형편이 되면 이라고 생각하며 지나온

세월들이 결코 짧지가 않다

이제 더불어 살고싶다  그저 그런 사람으로 살고싶지 않다.

작지만 지금의 내 처지에서 조금 힘이들어도 뭔가 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살아 있다는 증거요 사람이요 입으로만 내 뱉는 공약이

아니니 힘든만큼 보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부디 올해는 모든 일들이 순조로와 더불어 살 수 있는 여건이 이루어

지는 한해가 되기를 그 어느 때 보다도 크고 밝은 달이 떠오른

보름밤 모두들 돌아가고 남편과 둘이 사무실에 남겨져 산위로 둥실

떠오른 보름달께 빌었다. 내 사랑하는 가사님들께 미안하고 고맙고

칠판가득 고마움을 적어두고 퇴근하는 길 몸은 천근만근 무거웠지만

그분들로 인해 가슴은 참으로 따뜻했음을 후에 손 꼭 잡으며

고마움을 전하는 날이 있을거라고 아니 꼭 있게 하고야 말거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산위의 보름달님께 내 소원을 빌어보았다.

오월이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