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람소리에 아침에 눈을 떠서 전화기를 찾아 터벅터벅 바닥을 지나칠때 마다 휘청거림이 느껴진다.
혼자라는것을 차갑게 알아가게해주는 공간에서의 전율같은것일것이다
빌어먹을놈에 숙려기간은 있어가지고 서로를 더 지치고 진빠지는 시간을 겪고있는거 같아
거추장스런 `법`이란것에 손가락질을 해대고 싶어진다 /
이제 겨우 두달을 빡빡 채워가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년을 끌려다니고 있는 것처럼 몸도 마음도
갈기갈기 찢기는듯 고통스럽다.
중간에 아이들도 혼란스러울것이란 생각을 하면 더 견디기 힘들어지고...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되는 얘들아빠는 아직도 갈피를 못잡고 흔들거리고,그럴때마다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욕설을 부어대다가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절규하듯 돌아와달라고
팔이 떨어지게 붙잡고 매달리고,
이성적으로는 단호하게 아니다 를 마음속으로 백번도넘게 가슴에 외쳐보지만, 순간순간 울컥하면서
진심일지도 모른다고,달라질 수 있을거라는 어처구니없는 기대를 , 일그러진 얘들아빠의 눈을 보면서
또 다시 나의 희생을 억지로 다짐해 보기도 한다.
일에 빠져서 머리속에 틈을 주지않으려고 안간힘을 써보지만 어느새 멍 하니 측은한 그사람의 눈빛에
눈물을 흘리고 미련한 나 때문에 내 자신을 내팽겨쳐버리고만 싶다.
2004년쯤부터 끊이지 않고 계속된 두사람의 갈등 ,얘들을 공포감에 빠져들게한 지독한 싸움들.
큰아이가 대학을 입학하면 법적절차없이 조용히 떠나가는것으로, 곪아터진 부부사이를 정리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6년이란 세월을 인생에서 빼버리자 마음 먹었다.
잠들기직전까지 이어지는 온몸의 촉수를 일으키는 긴장.
퇴직후 집에 있는시간이 많아지면서 피해의식은 눈덩이처럼 커져만갔고 그때마다 나에게 쏟아지는
어처구니없는 분노로 인해 ,그사람을 향한 가련한 마음조차 가져볼 틈도 없이 ,집이라는 공간은
공포의 공간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어느날 부터 시작된 욕설은 얘들앞에서도 적나라하게 쏟아져나왔고 말대답이라도 하는순간이면
어김없이 주먹과 발길질이 이어졌다.
이혼을 해야겠다고 다짐하다가도 나 혼자만 희생을 감수하면 어쨋든 가정이란것은 유지 되지 않을
까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마음 하나만 생각하려고 애를 써보기도했다.
그러기를 몇년...
두달전엔 아이들이 학원가고 없는 시간에 갑자기 날아온 주먹에 넘어진채로 큰아이가 경비업체 직원을
데리고 올때까지 쉴틈도 없이 폭행을 당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한달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친정형제의 고소로인해 겨우 합의이혼을 받아낼수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