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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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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망설임의 끝에서....


BY 그대향기 2008-12-27

 

 

 

 

먼저 이 글을 올리기까지 컴퓨터 앞에서 망설이고 또 망설였던 저 였기에

 

단 한 단어, 한 문장이라도 누군가의 지나간 상처에 또 아픔을 주면 안된다는 강박감으로

 

지금 이 시간에도 저는 많이 주저가 되지만 건너야 할 강이라면 더 늦기 전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용서를 바라는 마음으로 건너려고 합니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없는 저로선 이 글이 어떤 형태로든

 

아컴을 떠나계시는 여러 님들에게 불편한 글이 아니길 바랍니다.

 

저로선 처음 내용의 글을 보지 못함으로 빚어진 그 일이 이렇게도 큰 상처들로

 

남아있는게 너무 가슴 아프고 두 님들과 전화로도, 메일로도 주고 받았던 인연으로

 

어쩌지도 못했던 그 황당하고 난처했던 시간들이 마치 솔로몬의 지혜를 구하던

 

그 재판정 같았다고나 할런지요?

 

제겐 솔로몬 같은 지혜가 없었던 둔함이 두 님들한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이번 일로 제겐 두 님들의 그 아픔이 다 내려 앉은 듯한 무거운 마음으로 12 월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사건이 너무 커지고 난 후에 그 내용을 본 저로선 아무런 대응도 하질 못했고

 

아니 할 수가 없었고 해야 할 타이밍도 이미 제 선에서 너무 멀어져 있더군요.

 

변명도 해명도 할 수 없었던 그 시간들이 얼마나 괴롭고 안타깝던지요.....

 

정든 님들이 떠난다고 해도 인사도, 만류도 할 수 없었던 그 어렵고도 난감했던

 

지난 시간들이 제게 정들 주시고 사랑을 주셨던 님들에겐 큰 서운함으로 남았을거라 여기니

 

날마다 아컴 주위를 서성이며 가시지 말아달라고....떠나시지 말고 아컴을 지켜달란

 

부탁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던 저를 이해하실런지요......

 

 

다만 어떤 일이든 개인의 자유 의지겠지만 그 자유 의지가 타인에겐

 

심각한 경지까지도 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사람과 사람과의

 

약속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강한 신뢰감을 바탕으로 서야 하는지

 

생애 처음으로 겪은 이번 일로 저의 부족함도 많이 보였고 어리석음까지

 

다 드러나는 슬픔이었습니다.

 

약속은 지켜졌을 때에만 약속이지 그 이전에는 그냥 언어였다는....

 

그리고 말조심과 생각조심을 한번 더 하라는 큰 가르침으로 알고

 

깊이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아무리 슬픈들...괴로운들... 몇몇 님들 만큼이야 힘들겠습니까?

 

어쩌다가 일이 그렇게까지 발전했는지 한참 뒤에야 알게 된 저로선

 

많이 난감했고 너무 어려운 숙제를 안은 기분이었답니다.

 

결국 그 숙제를 지혜롭게 풀진 못했지요.

 

 

직간접적으로  저의 부족함이 많았던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리며

 

이 글을 빌어 아컴 에세이 방 여러 님들을 불편하게 해 드려 죄송스럽단 말씀 전하며

 

일 년을 산 듯한 12월 한 달이 제겐 참 힘들었던 시간이었답니다.

 

 

그리고 아컴을 떠나계신 님들이 돌아오시는 아름다운 예전의

 

아컴 에세이 방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비겁함도 아니고

 

저로 인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어 드릴 일이 두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이 너무 급속히 발전해가는 그 불길 속을 제가 뛰어들었을 때

 

일이 진정되는게 아니라 오히려 인화성 물질을 들이 붓는 격이 될 것 같아

 

불편하고 마음이 아팠지만 참고 있었던 겁니다.

 

 

이젠 아컴님들의 기억에서 희미해졌고

 

어느 정도 그 일을 바라보는 시선들도 누그러졌는데

 

저 또한 아컴을 아주 떠날 사람이 못되기에

 

어느 날 너무 엉뚱한 내용의 글을 들고 들어오면

 

상식이 아니라 여겼기에 제 잘못을 시인하면서

 

연말의 푸근한 기분을 다 같이 느끼고 싶었답니다.

 

더 성숙되고 조심하는 아줌마로 거듭나기를 저 자신에게 다짐합니다

 

제 의지와는 상관없었던 지난 몇 주간은 꿈 인 듯이 잊고

 

시골 아줌마 그대향기로 돌아가서 살아가면서 웃고 울었던 흔적들을

 

잔잔하게 부담없는 마음으로 올리는 에세이 방이 되길 원합니다.

 

 

 

끝으로 아컴 에세이 방 님들의 가정에 행복한 웃음과 건강이 함께하는

 

즐거운 연말이 되시고 새해에는 더욱 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풍성한

 

님들의 생활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대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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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준비하고 며칠을 망설이고 있던 동안에

도영님의 글이 먼저 올라왔네요.

그래서 더 편하게 아컴의 문을 열고 들어 섰습니다.

오늘이나~·내일이나~·....

참 여러 날을 주저하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