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루전..
아침
눈을떠 여느때와같이 밥통을 열어 시장에서 대충사온 김치와 계란후라이에 치즈한장 쫙 찢어 엊어서 우적우적,
맛도없는 온갖 모양새는 다 잡으면서 청승의 청승을 달린다.
늦은오후
침대위에 대충 엉덩히 뭉게고앉어 재미도 없는 그냥 이라는 기분으로 티비에서 눈을 떼지못한다 . 염병할~ 머리아래에 신체에서는 죄다 이상한 울림같은것이 느껴진다..
뚝 뚝 킁킁 무언가 끊어질듯 이어지고 끊어질듯 이어지고...
눈동자를 어디에 두어야할지 ,손은 무엇을 해야할지 얼굴표정은 건조하다
무작정 지갑하나 들고 뛰쳐나가본다.
늘 가던 커피집,보는앞에서 시커먼 원두알 싹싹 갈아서 향이 날아가지못하도록 후닥 내려주는 쓰디쓴 고소한 커피...
흐느작거리는 천원짜리 한장과 맞바꾼 우라지게 시커먼 커피한잔들고 타의 시선을 의식할만한 에너지도 바닥난채,
지나치는 젊은연인들 ...그들도 언젠가는 이별이라는것을 맞이할텐데..
그들도 나처럼 맥빠진 다리를 끌며 보도블럭을 헤멜까......
눈물이 난다 이유를 찾고싶지 않은 눈물
시시때때로 흘려버린 눈물이라 메말라버린줄 알앗더니,흘릴것들이 아직도 남아있었던가
미치겟다.
눈물에서 묵직한 괴성이 들리는거같다 . 미치겟다
진정이 안될모양이다 이를 어쩌나. 흠...
스쳐가는 사람들의 신발들이 흐릿하다 보도블럭에 안개가 낀듯 뿌연하게 보인다.
난 적어도 다른사람들처럼 아픈척이라는것, 안할것 같았고 그러고싶은 마음조차 티끌만큼도 없다.
이혼이라는거 독한여자가 아니고 독한년이 하는것이라고 하던데...
독한년이라는 타이틀이 두렵지 않을만큼 그사람과 이별이라는것을 해야만했기때문에 난 ,눈이퉁퉁부을만큼
눈물이 흘러주길 않기를 바랬다.
아이들이 떠올라서 견디기가 힘이든다.
내일이면 지금까지의 고통에서 벗어날수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질수는 있겠지만 두아이에겐 씻을수 없는 큰죄를 지었다는 죄책감에 가슴이 터질듯 괴롭워 죽고만싶다.
저만치 영화관이 보인다 .커피가 식은줄도 모르고 한없이 들려진채, 손가락도 굳어버렷는지 쉬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퉁퉁부은 눈으로 스크린을 초점없이 바라본다 그냥 바라본다
그러고보니 하루종일 커피밖엔 먹은것이 없다.
입안도 부어터진모양이다.
의미같은것은 이미 집어치웠다고 애써 달랬는데도
버려야할 감정의 찌꺼기가 한없이 흘러내린다 15년의 시간의 엑기스를 뽑아내는것처럼